839년 이전에 창건→1081년(문종 35) 혜소국사(慧昭國師)가 중창→임진왜란 때 소실→1690년(숙종 16년) 중창→1724(경종 4년)에 3창→한국전쟁 때 대웅전, 극락전 제외 나머지 소실→1978년 명부전 재건 등 중창→1984년 대웅전 소실→1986년 대웅전 복원 등.

쌍봉사 터는 수천년 그대로인데 그 위에 서서 부처님의 불법을 전파하던 주요 당우들은 파란만장한 역사의 소용돌이와 함께 하는 고통을 겪었다. 화순읍에서 출발해 30여분 차로 달려 가다보면 이양면 증리 사동마을에서 지금도 중창이 한창 진행 중인 쌍봉사를 만나볼 수 있다. 덕분에 경내에는 연꽃지 조성으로 굴삭기의 굉음이 가득하다.

쌍봉사는 사자산문(獅子山門)의 기초를 다진 철감선사 도윤(798∼868)이 주석하던 절로써 창건 연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적인선사 혜철(785∼861)이 신라 신무왕 원년(839)에 당나라에서 귀국한 뒤 최초로 하안거를 이곳에서 지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걸로 봐서 적어도 839년 이전에 창건 되었다고 추정되고 있다.

복원과정에서 보물 163호 타이틀을 반납한 쌍봉사 대웅전
이 건물은 원래 3층 목탑이었는데, 대웅전이 소실되자 대웅전으로 쓴 건물로써 용도가 바뀐 시기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쌍봉사의 대웅전은 법주사 팔상전과 함께 우리나라의 두점 밖에 없는 목조탑이 었는데, 1984년 화재로 소실되었다 1962년 대웅전 해체수리 당시 작성한 실측도면을 바탕으로 1986년 복원되었다.

그러나 문화재는 전소되면 국보나 보물에서 해제된다. 2005년 화재로 녹아버린 양양 낙산사 동종(보물 479호)도 복원했지만 해제된 것처럼 불탄 쌍봉사 대웅전(보물 163호)도 마찬가지 절차를 밟았다. 복원과정에서 원래 목재를 활용하지 않고 복원한것이 해제 이유인데 이는 부재(部材)와 부재가 서로 갈라졌거나 불에 탄 부재도 서로 이어서 붙여 쓰는 방법 등을 통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야만 문화재로써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또 복원 당시 대웅전 지붕을 팔작지붕에서 사모지붕으로 변경했는데 이는 해체수리 과정에서 대웅전이 과거 사모지붕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형미의 후퇴를 가져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유홍준, 당시 영남대 교수는 "어떻게 그렇게 내려온 전통이 20세기 후반에 와서 불 타 없어지는 가, 그러고도 우리가 나중에 후손들에게 문화재를 보존하고 복원했다고 자랑할 것인가"라고 지적하며 복원된 쌍봉사는 복원됐다고 볼 수 없다고까지 말했다. 이어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들이 90년에 걸쳐 지었던 집을 지금 공기를 5년, 10년 가지고 짓는다고 했을 때 저런 모습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해 짧은 공사 기간을 가지고는 제대로 된 복원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었다.

그럼에도 대웅전은 쌍봉사의 얼굴마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경남거제도에서, 멀리 청주에서 삼삼오오 쌍봉사를 찾은 관광객들은 총 높이 12m의 정방형 3층 건물인 대웅전 앞에서 연신 카메라의 후레쉬를 터뜨린다. 거제도에서 친구들과 왔다는 한 관광객은 “많은 절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특이한 모양은 처음 본다”며 “TV에서만 봤었는데 실제 와서보니 멋드러진다”고 후한 평을 해줬다. 서울에서 온 노부부는 “국보인 철감선사탑 보다 더 시선을 잡아 끈다”며 탑위를 쳐다보고는 “와”하고 탄성을 질렀다.

쌍봉사에는 누가 뭐래도 국보가 있다
미술사학자들은 통일신라를 흔히 ‘부도의 시대’라고들 한다. 부도란 고승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만큼 뛰어난 부도가 많이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철감선사 부도는 통일신라 부도 가운데서도 명작으로 꼽힌다.

대웅전 뒤 왼편으로 이어진 대숲을 돌아난 오솔길을 오르면 쌍봉사철감선사탑(雙峰寺澈鑒禪師塔, 국보 제57호)이 보인다. 부도가 다 같은 부도겠지 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탑신에 새겨진 조각 하나하나가 너무도 섬세 해 비천상은 마치 날아오를 듯하고 하대석 부분의 연꽃무늬는 어떻게 돌로 저렇게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지붕돌은 마치 목조 건물의 지붕처럼 기와 골을 표현하고 기와를 막는 막새까지 처리한것을 보면 석공의 불심없이는 불가능한 대역사였음이 느껴진다.

그 옆으로는 철감선사탑비(雙峰寺澈鑒禪師塔碑, 보물 제170호)가 자리하고 있는데 비신은 없어지고 귀부와 이수 만이 남아 있으나 전체적인 조형과 조각기법이 매우 뛰어나다. 청년거북처럼 매우 씩씩하고 기운찬 모습으로 거북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이 있다.

이외에도 대웅전 목조삼존불상을 비롯해 극락전 목조아미타불여래좌상, 지장전 목조지장보살상 등이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등록돼 있어 사찰로써의 모양새가 잘 갖춰져 있다. 이러한 문화재들은 평지에 위치해 있고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소실과 복원을 거듭해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쌍봉사의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템플스테이로 산사체험의 장을 연 쌍봉사
쌍봉사에서는 전통문화와 수행자의 일상 체험을 통해 부처님에게 더 가까이 갈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며 인원 수와 상관없이 단체 또는 개인 혼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초등학교나 동호회에서 참여하고 있으며 광주 불교환경연대는 작년 여름방학을 맞아 3일 동안 '제1회 어린이여름생태학교'를 실시하기도 했다.

“않한다니깐요”, “싫다니깐요 쒸…”를 연발하며 인터뷰를 거절하던 쌍봉사 주지 영재 스님
경기침체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민을 위해 좋은 말씀 부탁드리고자 찾아 갔으나 인터뷰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거부로 인해 메시지는 물론 쌍봉사에 대한 궁금점 마저 풀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중생을 위해 불법을 전파하는 것이 불가에 몸담은 이의 소명 중에 하나일 텐데도 오히려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일관하던 주지 스님. 굴삭기가 인공연못 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만 왔다갔다 할 뿐 사람들 오고 가는 것엔 무신경으로 대응하던 스님의 모습이 씁쓸한 여운으로 다가왔다.

절은 사람들을 불러모으며 불법을 전파하려고 하는데 그 절에 기거하고 있는 사람은 되려 오는 사람을 홀대하고 해탈문(일주문을 대신한 쌍봉사 입구)이며 연꽃지(인공연못) 등의 중창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찾아가는 길
▶자가용 이용
광주에서 너릿재 터널을 지나 화순읍까지 온 후 화순중앙병원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국도 29호선을 따라 능주, 춘양, 이양을 거쳐 보성방면으로 가다 매정리 쌍봉사 입구에서 왼쪽으로 접어들어 곧바로 도로를 따라가면 쌍봉사에 닿는다

⇒광주-(12km)-화순-(10km)-능주-(4.1km)-춘양-(11.5km)-이양-(4.2km)-매정리-(5.0km)-쌍봉사 (화순->쌍봉사, 40여분 소요)

▶대중교통 이용(화순군내버스 218번)
⇒ 광천동터미널 - 광주상공회의소 -백운동로타리 - 남광주로타리 - 학동정류소 - 화순읍- 능주면 - 춘양면 - 이양면 - 매정리 - 쌍봉리 - 쌍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