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1(금) 09:10
|
화순역은 1930년 12월 25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이래 2003년 6월 18일 현재의 역사를 준공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42년 화순, 복암간 산업선(약11Km)이 개통되어 화순광업소 무연탄 수송으로 산업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다 1990년을 전후하여 석탄산업합리화 조치로 무연탄 생산이 감소하다 2000년대에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어 현재는 1일 약2,000톤의 무연탄을 수송한다고한다.
배정주 역장은 예전 석탄을 원료로 한 증기기관차를 타고 학교를 다니던 때를 기억 하며 아련한 미소를 지워보였다. 그때 그 시절의 기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학생에겐 공부방,상인들에겐 쉼터, 아낙네들에겐 사랑방 역할을 하던 우리 삶의 일부였다고..., 어느날은 아침 등교시간에 기차가 고개를 채어 올라가질 못해 여러 번의 후진으로 탄력을 받아 겨우 기차가 운행되어 학교에 도착하니 5교시가 끝나 버렸었다는 말을 하시며 옛 추억에 잠깐 이나마 머무른 듯 하였다.
|
또한, 화순역은 ‘5.18 민주항쟁 유적지’로써 화순역 광장에는 ‘5.18 기념비 탑’이 세워져 있다. 역장은 그 당시 화순역에 근무할 때 주민들이 화순역에 “철도로 운송하는 기름이 있느냐” 물었는데 그 때 기름차가 비워 있었던 것을 상기 했다. 화순역은 민주 항쟁 당시 화순군민들이 광주 시민학살 만행에 항거하기 위해 광주로 진군 했던 곳으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고향을 지킨 화순군민들의 정신이 깃든 곳이며 화순역 파출소에서 총기와 실탄이 최초로 시민들의 손으로 들어간 곳이고 빵과 음료수등 식량을 제공했던 현장이다.
시대의 변천사를 타고 화순역 역시 변화하고 있다. 예전엔 역마다 다른 모양의 운행허가증(통표)이 있어 그것을 받아야만 기장은 기차를 운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시스템이 자동화가 되어 능주역, 이양역 그리고 인근 남평역까지 화순역에서 일괄적으로 신호 체계를 보낸다고 한다. 현재도 하루 이용 승객이 100여명 정도 이용하고 있으며 주 이용 승객은 보성. 벌교 쪽에서 전대 병원을 가기 위해 오시는 노인 분들이나 광주시내권을 가기 위한 승객으로 주를 이룬다고 한다.
화순역은 2006년 12월 제8회 아름다운화장실 금상을 수상하였고 현재는 화순문고를 만들어 화순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나 주민들에게 책을 대여 해 주고 있다. 역 직원들의 호응과 더불어 주변 주민들도 책을 서로 기증 하는 등 그냥 지나치는 곳이 아니라 한 번 더 오고 싶은 역을 만들기 위한 역장을 비롯한 전 직원들의 노력이 묻어 나 보인다. 뿐 만 아니라 자선봉사단체 ‘연꽃세상’에서 월 1회(4째주 금요일) 독거노인들에게 음식을 제공함에 있어 차량문제로 어려움이 있자 화순역에서는 차량 3대를 제공.운행하여 ‘연꽃세상’을 도우고 있으며 역 직원들 자비로 월10만원씩을 기부하고 있어 주변 기관. 단체에 귀감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인근 화순고등학교 학생들이 1년에 2차례 화순역사 청소 봉사를 하여 열차 사고 위험방지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였으며, 앞으로 화순역 광장에 느티나무 6그루를 심고 그 주변에 벤치를 설치하여 승객들이나 인근 주민들의 쉼터로도 이용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배정주 역장은 개인 적인 바람이 있다면 우리 화순도 곡성처럼 기차 마을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랬다. 화순역에서 복암까지 약 11Km 구간이 오전 1회, 오후1회 단 2차례 운행되기 때문에 화순역 주변을 재.정비해서 체험학습장이나, 놀이문화공간, 레일 바이크등을 설치하여, 야간과 나머지 시간들을 활용해서 우리군도 곡성처럼 관광사업에 이용 되길 바란 다고 했다.
무엇이든 빠르고 정확한 것을 요구하는 시대에 옛 기찻길은 웬지 경쟁에 밀린 듯 보이지만 한 번 쯤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옛 것을 회상하고 싶을 때는 잠깐 간이역에 내려 철길을 따라 걸어보고, 계절이 익어가는 풍경도 바라보면서 세상의 시름을 달래 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이미 떠난 기차를 바라보며 서 있는 역장의 모습이 다시 올 기차를 기다리는 플랫폼을 달래는 듯 하다.
|
|
김영란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