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이 의회의 승인절차를 무시한채 임의로 군예산을 전용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화순군의회 총무위에 따르면 21일 상임위원별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계~유마간 군도 확포장공사구간과 유촌군도공사구간에 실시설계를 위한 측량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계~유마간 군도확포장공사는 군이 추진중인 모후프로젝트 22개 세부사업내에 포함된 시책사업으로 아직 타당성 조사용역조차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이 의회 승인없이 1억1천만원의 예산을 전용해 실시설계(측량)를 강행했다.

특히 타당성 조사용역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남계~유마간 군도확포장공사에 대해 군이 군의회에 3차례나 예산승인을 요청했다가 모두 거절당하자 이번에는 아예 의회의 승인절차를 무시한 채 예산을 전용하려다 군의회에 적발됐다.

총무위 소속 모의원은 “21일 현장방문을 통해 금호엔지니어링이 남계~유마간 군도확포장공사구간에서 실시설계를 위한 측량을 하는 현장을 포착했다”면서 “도대체 의회의 승인도 거지치 않은 예산이 어디에서 발생했으며 이번사업의 총괄업무를 맞고 있는 군정발전기획단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군발단 안모 단장은 “예산을 전용해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사실을 몰랐으며 주무부서로부터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고 발뺌했다.

또 관계공무원은 “현재 추진중인 내남천 복원기본계획 용역수립 과정에서 남계~유마간 군도확포장공사구간의 측량이 필요했다”며 “낙찰과정에서 발생한 차액으로 1억1천만원의 실시설계 비용을 전용했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예산전용문제로 의회와 집행부간 설전이 오가던 중 웃지못할 촌극이 발생했다.

모의원이 “집행부(화순군)가 예산을 불법으로 전용한 사실이 의원들에 의해 포착됐다”는 발언을 하자 전완준 군수가 의장에게 발언권도 요구하지 않은채 “모의원은 말을 골라서 하라”며 돌발 발언을 해 의원들의 발언을 가로막았다.

의회 회기중 의원의 발언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회의 기본 규칙과 기능조차 무시한 집행부 수장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회기시작 30여분만에 정회가 선포됐으며 10여분간 의회와 집행부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더구나 전군수는 다른 일정을 이유삼아 서둘러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며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데 대한 공식적인 사과보다 특정의원의 발언이 못마땅하다는 식의 감정을 표출했다.

모의원은 “집행부의 수장이 의원들의 발언을 감시하고 시시비비를 가릴 뿐 아니라 의원을 품평할 정도로 의회의 권능이 무시되고 있는 현실이 몹시 개탄스럽다”며 “군수가 예산전용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예정에도 없던 청풍면 행사를 만들어 도피한다는 느낌을 감출수 없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이날(22일)열린 제149회 화순군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도 군의원들은 모후산 생태관광테마파크 타당성 조사용역 결과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문제점들을 지적했으며 논란을 불러일으킨 군예산전용 문제는 감사원에 적법성 여부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