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이 추진 중인 주택수리사업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은 지난 2003년부터 도배, 장판, 지붕개량 등의 주택수리사업을 통해 기초생활보상급여의 일부를 현금대신 현물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원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상급여중 현금 지급액 70%를 제하고 나머지 30%의 보상급여에 대해 각읍면의 추천을 받은 기초생활수급자의 노후된 주택을 수리해 주는데 사용하고 있다.

올들어 군은 주택수리사업을 위해 1억7천6백여만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총 130세대를 수리대상지로 선정했다.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주택수리사업에 들어가 10월 현재 130여 대상 가구중 79세대의 수리를 마무리 지은 상태다.

6개월여 동안 고작 61%의 사업을 추진해 겨울이 다가오는 나머지 2개월 동안 51가구를 수리해야하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같이 지지부진한 사업진행은 군의 늑장행정이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동복면 천변리에 거주하는 김모씨도 군의 늑장행정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김씨 소유의 노후된 주택은 지난해에도 주택수리대상세대로 선정됐지만 해를 넘긴 지금까지 별다른 이유 없이 주택수리가 지연되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군과 자활센터 관계자들이 김씨의 집을 방문했지만 금년 9월까지 수리 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 할뿐 약속한 기일이 지나도록 김씨는 사업 지연 등의 이유를 군관계자로부터 전혀 전해 듣지 못했다.

보다 못한 이웃주민들이 군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김씨의 딱한 사연을 알리자 군은 실무자를 현장에 파견하는 등 사태수습을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 다녀온 군 관계자는 “김씨의 주택은 구조상 수리하기가 어려운 데다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수리를 담당하는 지역자활센터 등에서 골머리를 앓아 왔던것 같다”며 “다음주 중으로 김씨가 거주하는 주택을 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군에서 지원가능한 주택수리비용은 최대 150만원으로, 노후가 심한 김씨 소유의 주택은 수리비용만 190여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초과되는 40여만원의 수리비용에 대해서는 기초생활수급자인 김씨가 부담해야 한다.

동복면 관계자의 반응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군청직원의 방문이 있고 나서야 민원 내용을 확인한 면사무소 직원은 민원인의 소재와 연락처 공개를 꺼리는 등 김씨의 사정이 외부적으로 공개되는 것을 막으려는데만 주력했다.

관할구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불편을 무관심으로 일관하다 민원이 제기된 이후에야 자체적으로 알아서 해결하겠다는 식의 권위주의적인 행정의식을 여실히 드러냈다.

면관계자는 “군에서도 다녀간 상태고 이미 수리일정까지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김씨의 연락처를 굳이 공개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한편 군관계자는 주택수리사업이 늦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강원랜드에서 지급된 보조비로 2채의 신축건물을 짓는데 많은 시간이 투자된데다 여름철에도 많은양의 강우가 계속돼 공사가 늦어지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주택수리작업을 서두른다면 당초 예상했던 목표를 달성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