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선생

1〗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하여라 !
추석이면 해마다 천리 길을 마다 않고 고향으로 달려온다. 밤을 하얗게 지새우던 어린 날 추억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마음은 뜬구름 같이 들떠 있다. 거북이 같은 차량 행렬은 고속도로 정체로 고생을 하지만 고향역에는 코스모스처럼 고운 한복이 흥겨운 명절이다.

역사에는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에 비유하기도 한다. 대륙인 중국도 설날이면 우리의 추석명절 같이 먼 거리의 민족 대이동을 한다. 우리 겨레는 오래부터 부모와 조상을 숭배하는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이 오래 동안 전승되어 왔다.

추석날 고향에서 성묘와 차례 올리며 불효자의 반성시간이다. 고독하고 외로운 자신이 뿌리가 있다는 고마운 마음과 자라나는 2세들을 교육의 장으로 삼는다. 경건히 옷깃을 여미는 마음과 자세를 한동안 이나마 우리 고유의 신앙처럼 마음속에 아로 새긴다.

친인척 죽마고우 벗들 햇곡식 햇과일에 햇곡주로 온종일 기분 좋은 어울림에 친교의 나눔이다. 울어라 기타줄, 울려고 내가 왔든가, 고향역 노래를 노래방에서 목 놓아 불러 향수에 젖었던 천리타향 객지의 외롭고 절절한 고독의 설음의 날들. 을 누구나 한번쯤은 맛보았을 것이다.

외로워서 찾는 것이 향우회 동문회 동창생들로 마음을 달래며 정을 나눈 객지 타향에서 외로움을 풀고 사는 것이다. 추석이면 커다란 에드버룬을 띄워 고향을 방문한 출향인의 흥분된 마음을 위무한다.

이지역의 화순초의 총동문회는 동창회를 이어가며 선후배간 따뜻한 존경과 사랑의 나눔으로 지역 사회발전과 함께 우정을 돈독히 하는 대표적인 한가위 행사로 명물이 된지 여러 해다.

2〗 추석의 민속적 유래
유래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고대로부터 있어 왔던 달에 대한 신앙에서 그 뿌리를 짐작할 수 있다. 고대사회에서 있어 날마다 세상을 밝혀주는 태양은 당연한 존재로 여겼지만 한 달에 한번 만월을 이루는 달은 고마운 존재였다. 밤이 어두우면 인간에게 어두운 밤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 이였다. 이러한 가운데 만월은 인간에게 있어 고마운 존재였고 그 결과 만월아래서 축제를 벌이게 되였다.

그런데 만월의 밤중에서도 일년 중 가장 큰 만월을 이루는 8월 15일인 추석이 큰 명절로 여겨진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만월 아래서 축제를 벌여 먹고 마시고 놀면서 춤추었으며 줄다리기 씨름 강강술래(강강수월래) 등의 놀이가 자연스럽게 형성 되였다.

만월을 갈망하고 숭상하던 시대에 이미 일 년 중 가장 달이 밝은 한가위는 우리 민족 최대의 축제로 여겨지게 되였고 오늘날 까지 명절로 전승된 것이다.

3〗추석의 역사적 유래
신라 유리왕이 왕녀 두 사람을 시켜 6부의 여자들을 반으로 나누어 7월 보름날부터 6부의 뜰에 모여 베를 짜는데 을야(乙夜)에 이르러서야 헤어지곤 했다. 이렇게 하길 8월 보름까지 하여 그 성적을 평가하여 진편에서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이긴 편을 대접했다.

이 때 노래하고 춤추며 온갖 놀이를 다 했는데 이를 가베(嘉俳)라 했다. 이 가배가 오늘날 「한가위」라는 뜻의 가위에 해당하는 그 당시 한자의 음차표기로 가을을 초추.중추.종추 3달을 나누었을 때 음력 8월이 중간에 들어가는 가을의 가운데 즉“중추”의 우리말 표기이다. 즉, 한가위는 한이 크다. 라는 뜻과 “가위”라는 가운데라는 뜻이 모여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4〗우리 조상들의 추석
신라에서 8월이면 조정에서 달에게 절하는 의식이 있었고 한가위 날엔 왕이 풍악을 울리게 하고 관원들로 하여금 활쏘기대회를 열어 우승한 사람에게 삼베를 상으로 주기도 하였다.

추석을 명절로 삼은 것은 이미 삼국시대 초기였으니 오랜 전통이 깃들어 있는 추석명절에는 여러 가지 행사와 놀이가 세시 풍속으로 오늘에 까지 전승되어 오고 있다.

추석이 되면 아침저녁 날씨가 싸늘해져 여름옷에서 가을 옷으로 갈아입는다. 추석에는 새 옷을 ‘추석빔’이라고 하는데 머슴을 두고 농사짓는 집에서는 머슴들까지 추석 때에는 새로 옷을 한 벌씩 해 주었다.우리들의 한복은 추석절에 입어야 어울리는 계절이다.

추석날 아침 이면 햅쌀 올벼쌀로 밥을 짓고 햅쌀로 술을 빚으며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차례를 지낸다. 가을 수확을 하면 햇곡식을 조상에게 먼저 천신(薦新)한 다음에 사람이 먹는데 추석차례가 천신을 겸하는 것이다.

차례가 끝나면 차례상에 올렸던 음식으로 온 가족이 음복(飮福)을 한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조상의 산소에서 가서 성묘를 하는데 지금은 산업화 시대로 휴일에 미리 산소에 가서 자손들이 벌초를 한다.

벌초는 한여름 동안 장마철을 지나면서 풀이 시들어 산불이 나면 타게 되므로 미리 풀을 베어주는 것이다. 추석이 되어도 벌초를 하지 않은 무덤은 자손이 없어 임자 없는 무덤이거나 자손은 있어도 불효하고 성묘는 장마에 산 짐승들 동물들이 묘소를 훼손시키지나 않았는지 살피는 것이다. 무덤을 돌보지 않았을 때는 남의 웃음거리가 된다. 추석명절에 차례와 성묘를 못 하는 것을 수치로 알고 자손 된 도리가 아니라고 여긴 것이다.

5〗추석명절 차례상 차리기
차례는 마을과 고장에 따라 특색이 있지만 기본상식과 원칙을 알고 차례상을 차리면 편리하고 쉽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정성을 다하여 차례를 모시는 것은 우리만의 고유한 미풍양속이다.

신위(아버지는 왼쪽, 어머니는 오른쪽) 가 계신 곳은 항상 북쪽이며, 이에 기준하여 제1열에 촛대(양쪽) 수저그릇. 밥. 송편. 국. 술잔(찻잔) 가운데 수저그릇 우측에 국. 송편 등을 놓는다.

(고소비동 考西非東. 반서갱동 飯西갱東)이는 음양의 이치를 따른 것으로 살아생전과 반대의 위치가 된다.
건좌습우(乾左濕右) : 마른 것은 왼쪽에 젖은 것은 오른쪽에
접동잔서(接東盞西) : 접시는 동쪽에 잔은 서쪽에
좌반우갱(좌반우갱) : 메(밥)는 왼쪽에 갱(국)은 오른쪽에
남좌여우(남좌여우) : 제상의 왼쪽은 남자 오른쪽은 여자

과일과 조과류는 조율이시(棗栗柿梨) 진설법은 진설자의 왼편으로 왼편으로부터 조(대추),율(밤),시(곶감),이(배)의 순서로 진설하고 다음에 호두 혹은 망과 류 (넝쿨과일)을 쓰며 끝으로 조과류 (다식, 산자 ,약과)를 진설한다.

제사장 차릴 때의 주의사항으로는 과실 중 복숭아는 제사에 안 쓴다.(복숭아는 요사스런 기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전한다) 생선 중에서 '치‘로 끝나는 꽁치, 멸치, 갈치, 삼치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제사 음식은 차거나 맵거나 현란한 색깔은 피하는 것은 원칙이다. 고춧가루와 마늘은 사용하지 않는다. 설에는 밥 대신 떡국을 놓으며 추석 때는 밥 대신 송편을 놓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