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웅 손해사정사(화순군청)

현재 우리나라 차량등록대수는 1,400여만대로 1가족 1차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와 비례해 교통사고도 늘어나 손해보험사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05년 한해 동안 사고 80만건에 부상자 120만명(1일 3,200여명), 사망자는 6,376명(1일17.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세집 당 한집 꼴로 직간접적으로 가족 구성원이 교통사고에 연루되어 있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이러한 통계만 놓고 볼때 우리가 교통사고를 내거나 혹은 당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안전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며 무척 운이 좋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리의 운명을 단순히 확률이나 운에 맡긴 채 살아간다는 것이 어쩐지 억울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무책임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이와 같은 자동차 사고에 대한 미래의 불확실성속에서 다소나마 가해자나 피해자의 불안감을 없애주고 피해를 줄여 신속히 사회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자동차보험이라는 제도다.

그런데 이러한 좋은 취지의 자동차보험에 대하여 제대로 아는 사람이 의외로 적어 충분히 활용을 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낭패를 보는 경우를 주위에서 더러 목격하게 된다.

따라서 필자는 군민들의 자동차보험에 대한 상식에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고자 「자동차 사고와 보험」에 대해서 우리들이 반드시 알아야 될 기본사항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는 왜 자동차보험(이하 자동차 종합보험을 의미함)에 들어야만 하는지 살펴보자.

우리가 자동차 사고를 내게 되면 세가지의 법률상 책임이 주어지게 된다. 형사상, 민사상, 행정상 책임이 그것이다.

사고를 내서 남의 신체나 재물을 손괴한데 따르는 형사상 처벌을 받게 되는데 5년이하의 금고나 2천만원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하고 있다

또 민사상 피해자의 정신적 경제적 손실에 따른 피해액을 보상해주어야 한다. 행정상 책임으로는 벌점과 함께 소정의 범칙금이 부여된다.

여기서 우리가 왜 자동차 보험에 가입해야하는지에 대한 물음의 답을 구할 수 있다.

바로 사고 가해자의 가장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형사와 민사부분에 대하여 자동차 보험이 책임을 져준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가입조건에 따라 일부 제한은 있지만 거의 무한대까지 책임을 져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에 이런 훌륭한 제도가 어디에 또 있을까? 현행 자동차보험 제도로는 세계에서 가해자측을 위해 이렇게까지 잘 되있는 제도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사실 피해자측에서 보면 너무 관대한 것 같아 억울함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면 보험만 들면 모든 게 해결되는가 물론 아니다, 가해자측의 형사상 책임에 일정부분 제한을 두었는데 바로 교통사고 처리특례법 조항으로 사망사고와 뺑소니 사고 그리고 중앙선침범 등 중대과실 10개 항목에 특례를 두어 이런 사고를 낼 경우 보험 가입에 상관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고 사안에 따라서는 구속방지 등 형량 경감을 위해 흔히 말하는 별도의 합의를 피해자측과 봐야한다.

그 이유가 운전자에게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과 책임감 부여라지만 다소 미흡한 점이 있고 그 이외의 자동차 사고는 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상 책임이 면제된다.

심지어 위의 특례조항에만 해당되지 않으면 피해자가 식물인간이 될 지라도 형사책임을 받지 않게 되어 있어 모순이 없는 것도 아니며 최근에 피해자의 피해정도에 따라 일정부분 형사책임을 지우자는 의견이 학계에서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민사책임은 형사책임과 다르게 어떤 사고 유형과 관계없이 가해자의 부담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의 가입조건에 따라 거의 무한에 가까운 책임을 져준다. 하지만 보험 미가입자의 경우 애초부터 이러한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됨은 물론이다.

이렇듯 자동차 보험은 피해자측에게 다소 미진한 점은 있지만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보상해주는 한편 가해자측에게는 사고로 인해 겪게 될 형사책임을 면제해줌으로써 신분상의 불이익 방지와 함께 계속적으로 사회생활에 종사를 할 수 있게 해주며 언젠가 닥칠 줄 모르는 거대한 경제적 책임을 대신해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도라 하겠고 우리가 자동차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겠다.

분명 자동차는 우리들에게 편리함과 즐거움을 주는 문명의 이기이다. 하지만 일순간 잘못으로 나와 타인의 운명을 바꿔버릴 수 있는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러한 두려움을 담보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이 시대를 공존하는 우리들을 위해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라 하겠다.

<김지웅님은 제3종 손해사정사(자동차사고)로 전남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쌍용화재(현 흥국쌍용화재)와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 보상과에서 8년간 근무했습니다. 이후 2003년 공직에 입문, 화순군 농업기술센터를 거쳐 현재 산림소득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