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완준 군수가 22일 의회에서 의회를 업신여겨 절차를 무시했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의회 몰래 부기명시되지 않은 예산을 집행하려다 들통난 전완준 군수가 오히려 “의회를 업신여겨(경시해서) 그랬다”고 시인해 물의를 빚었다.

전완준 군수는 취임후 첫 일성으로 부기명시되지 않고 사용되는 포괄사업비를 없애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급한 예산은 예비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군수는 취임후 얼마되지 않아 다른 사업을 하고 남은 예산을 의회의 승인도 얻지 않고 부기명시도 하지 않은 예산을 의회 몰래 집행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2일 열린 화순군의회 정례회 5차 본회의 군정 질문과정에서 밝혀졌다.

강순팔 의원이 복합실내문화체육관 건립 계획에 대한 군정질문을 했고 이에 대한 문행주의원의 보충 질문 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이날 문행주 의원은 보충질문에서 “모 지역신문에 화순군이 복합건물로 지을 것을 검토하면서 이와 관련 “용역에 필요한 예산은 2006년도 추경이나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자체적으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예산을 우선 사용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문 의원은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사업이나 입지의 타당성을 따지는 용역이 우선돼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전완준 군수는 이미 상하복층으로 복합실내문화체육관을 짓기로 결정하고 용역을 하는 등 행정절차를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전완준 군수는 “문화예술회관의 장소를 옮긴 것도 아니며 실내문화체육관과 같이 짓겠다는 것을 설득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용역을 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자신(군수)이 아는 건축업계 관계자에게 현재 화순군에 3천만원밖에 없다고 말했더니 그 금액에 해 주겠다고 말해 용역을 맡길 수 있었다”며 자신은 그 예산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도 모르고 결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기명시되지 않은 돈이라고 해서 계약도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불쾌해 했다.

이에 문행주 의원은 “화순군은 2006년도 2차추경에 의회에 용역비 승인을 요구하기 전에 이미 용역이 진행 중이었다”며 ”용역을 하려면 용역비를 예산에 편성하고 의회의 승인을 얻어 발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또 "상하복층 복합실내문화체육관 검토용역은 운주사 지구단위 용역의 낙찰차액을 임의로 가져다 썼다"며 “만약 자신(문행주)이 의회 승인도 없는 예산집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용역을 집행할 생각이었냐”고 물었다.

이에 전완준 군수는 “문행주 의원이 묻지 않았다면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다른 사업에서 쓰고 남은 예산을 군수 마음대로) 집행했을 것이다”고 답변했다.

전완준 군수가 의회가 몰랐다면 예산을 마음대로 집행했을 것이라는 식으로 답변하자 문행주 의원은 어이없다는 듯 “이번 일은 집행부가 애초에 항목도 없는 예산을 급하게 쓰려고 하다보니 의회를 업신여기고(경시하고) 절차를 밟지 않은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전완준 군수는 문행주 의원의 말에 “동의한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이로써 의회를 업신여기고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을 시인한 것이다.

이에 문행주 의원은 “아무리 바빠도 실과장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의회가 적격여부를 심의해 협의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문의원은 경리관인 박환기 부군수를 향해서도 “군수가 있는데 부군수가 경리관을 맡는 것은 이번같이 군수가 시급하다는 이유로 잘못된 계약을 (행정절차를 무시하고)하려 할 때 행정절차가 올바로 이뤄졌는지 검토하라는 것이라며 ”행정절차의 잘못으로 생긴 문제는 부군수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고 이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