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적벽문화제가 사물놀이.농악, 문예, 서예, 회화 부문으로 나뉘어 화순읍 일원에서 열렸다.

“야, 근디 괭과리가 먼저 하냐?”
“니는 저쪽으로 좀 가고, 니는 뒤로 좀 들어가라, 자가 안보이냐”

“선생님, 우리 꼴등하면 어떡해요? 쟤네들 너무 잘해요.”
“괜찮아, 한달 연습해서 너희들만큼 잘하는 애들도 없어, 너희들 한달연습해서 이정도 하는 거, 정말 대단한거야, 기 죽지마!”

20일 오전 10시부터 화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화순적벽문화제 사물놀이경연에 처녀출전한 화순초교 5학년 2반 친구들과 최연옥 담임교사의 대화 내용이다.

적벽문화제 사물놀이 경연에 처녀출전한 화순초교 5학년 2반 친구들.

화순초교 5학년 2반 친구들은 사물놀이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익힌 친구들이 아니다. 문화관광부로부터 강사를 지원받아 올해부터 일주일에 한번 사물놀이를 배웠다. 문화제참가를 위해 본격적으로 연습한 것은 고작 한달에 불과하다.

아직은 징이 먼저 인지 괭과리가 먼저인지, 어느 장단에 어느 가락을 쳐야하는지 등 순서도 헷갈리는, 풍물패라고 불리기도 미안한 왕초보 풍물패들이다.

그런 왕초보 풍물패가 화순의 내노라하는 재주꾼들이 모두 모인 적벽문화제에 처녀출전했으니 긴장되고 떨리는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최연옥 교사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기 위해 참가하게 됐다"며 "우리 반은 전적으로 참가에만 의의를 두고 있다"며 멋적은 미소를 지었다.

흥겨운 사물가락에 지켜보는 이들의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관내 초중고등학교에서 내노라하는 재주꾼들이 모두 모인 제21회 적벽문화제에서 유독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사물놀이와 농악경연이었다.

올해 사물놀이 농악경연에는 화순관내 30여개 초중고교 중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 화순제일초교와 처녀출전하는 화순초교, 천태, 한천, 동복초교와 북면중학교 등 6개팀이 출전했다.

공설운동장이 떠나갈 듯 울려 퍼지는 징과 꽹과리, 장구와 북소리는 적벽문화제를 위해 공설운동장의 찾은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알록달록 화려한 의상을 한 풍물패들의 옷차림도 그러하지만 입을 모아 “하늘보고 별을 따고 땅을 보고 농사짓고 어쩌고저쩌고”를 외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잡아끄는 묘한 힘이 있었다.

적벽문화제에서 인기를 한몸에 받은 사물놀이 농악 경연, 징잡이와 북잡이의 표정이 신난다.

다른 팀의 경연이 펼쳐질때면 경연순서를 기다리던 학생들과 지도교사, 학무모 등은 같은 것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다른 팀의 흥겨운 사물가락에 몸을 흔들며 장단을 맞췄다.

사물을 두드리는 학생들의 신명나는 몸짓과 서로를 바라보며 간간히 얼굴에 띄우는 환한 웃음은 할 수만 있다면 뛰어 들어가 어깨춤을 추며 신나게 사물을 두드려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

화순공설운동장 곳곳에서 화판 등 그림도구를 펼쳐놓고 그리기에 열중하는 참가자들.

20일 열린 제21회 적벽문화제에는 화순관내 초중고등학생과 일반인 등 15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서예경연은 화순군민회관에서, 문예와 회화, 사물놀이.농악 등의 경연은 화순공설운동장에서 진행됐다.

적벽문화제를 주최한 이수철 화순문화원 원장은 “적벽문화제는 화순문화예술 발전의 디딤돌이 될 문화경연행사”라며 “적벽문화제가 화순사람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끼와 재주를 마음껏 펼치고 좋은 인재를 발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야아~~, 내꺼 보지마"

화순문화원 수강생들도 한춤과 스포츠 댄스 등의 경연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