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천면민의 날 기념 한천면민노래자랑대회가 6일 저녁 한천면사무소 광장에서 열렸다.

“오빠, 오빠, 오빠!!!”
“오빠, 최고, 멋쟁이, 싸랑해요!!!”

“으메, 으메, 저거이 사람 마져?”
“아이고, 어쩌까, 아따 잘허네, 잉~~”

국민가수 배일호와 걸쭉한 입담의 재간꾼 각설이, 중국의 소년소녀기예단이 처음맞는 한천면민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한천면을 찾았다.

해마다 면민체육대회는 열었지만 면민의 날은 없었던 한천면에 올해 처음으로 면민의 날이 제정됐다. 면민의 날 제정은 구복규 신임면장이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지난 6일 저녁 6시 한천면사무소광장에서는 처음 맞는 한천면민의 날을 기념한 전야행사로 한천면민노래자랑 대회가 열렸다.

노래자랑대회에는 각 마을에서 내노라하는 노래실력을 자랑하는 재주꾼들이 마을을 대표해 출전, 실력을 겨뤘다.

열심히 준비한 노래를 다른 출연자가 더 멋들어진 솜씨로 부르자 사회자에게 사정사정(?)해 갑자기 곡명을 바꾸는 출연자와 사회자의 타박을 감수하며 7살박이 아들을 대신 내보내 아들의 끼를 자랑하는 출연자들은 대회의 또 다른 볼거리였다.

자기가 속한 마을의 대표들이 노래를 부를 때면 주민들은 온갖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소위 ‘월남치마’라 불리는 치마를 입고 여기저기 기운 옷을 걸친 각설이의 걸쭉한 입담도 행사의 흥을 돋웠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며 주머니 탈탈 털어 각설이의 깡통에 아낌없이 가진 것을 다 적선하고 빈몸으로 가뿐하게 돌아가라”는 각설이의 인생철학에 주민들은 즐거운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행사의 백미는 단연 가수 배일호와 남면출신 가수 김종뇌의 구성진 노래와 중국소년소녀기예단의 혀를 내두르게 하는 공연이었다.

가수 배일호가 ‘99.9’와 ‘너는 누구냐’, ‘장모님’ 등의 히트곡을 비롯해 신곡 ‘친구야’를 선보이자 한천면의 여성 팬들 사이에서 “오빠, 싸랑해” 등의 환호성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어린 소년소녀들로 구성된 중국기예단이 온갖 묘기를 펼치자 주민들은 숨을 죽이고 탄성을 지르며 공연을 지켜봤다.

관내 기관장들도 주민들의 즐거움을 위해 나섰다. 지역구 오방록 의원은 ‘강원도 아리랑’을 열창하며 주민들의 흥을 돋웠고 경찰들도 이날만큼은 온몸을 흔들며 주민들의 즐거움을 위해 나섰다.

추석을 맞아 세시간여동안 진행된 한천면민노래자랑은 고향을 찾은 출향인들에게나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 모두의 얼굴에 둥그런 한가위 보름달같은 환한 웃음을 선사했다.

숨겨진 노래실력을 각 마을을 대표해 면민들 앞에서 선보인 대회 출연자들.

오방록 의원(가운데)을 비롯한 관내 기관장들의 노래실력도 공개됐다.

이날 오방록 의원은 각설이에게 천원지폐 몇장이 든 지갑을 통채로 줬다가 각설이의 타박을 받았다나 어쨌다나....

노래자랑 초대가수들(좌로부터 각설이, 배일호, 남면출신 김종뇌, 前서울시스터즈 멤버 진시아)

미끄러운 원탁 위에서 롤러스케이트를 신고 묘기를 부리는 중국소녀들.

날개 달린 새들만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니다, 중국 기예단도 난다.

중국기예단 소녀들의 접시돌리기 묘기.

이날 한천면민들의 얼굴엔 보름달 만큼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