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연은 도곡면 종괘산과 계명산 가운데가 청동기 시대 왕궁터라고 주장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은 오늘(28일) 지석천 선사하천문화 복원 및 하천환경사업 설명회를 통해 도곡 신덕리가 ‘왕궁터’라는 용역결과를 보고했다.

신덕리가 왕궁터라는 건기연의 주장에 대해 문안식(조선대 사학교수)는 “역사적인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문안식 교수는 건기연의 주장에 대해 나름대로 납득할만한 근거를 제시하며 반박하고 나서 한동안 신덕리 왕궁터에 대한 학계의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건기연 측은 “고인돌에 초점을 맞춰 화순군의 지석천 선사문화 하천 복원 용역을 수행했다”며 “신덕리 왕궁터를 발견하고 세계문화의 중심이 화순에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고 말했다.

건기연은 “지금까지 한국의 고인돌을 만들어낸 국가와 민족, 그 기원에 대해선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신덕리 왕궁터는 '여래비리국'이 있던 자리로 청동기시대 최초 도시국가가 화순에서 탄생했고 화순이 남도문화의 요충지라는 확실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 신덕리 왕궁터의 발견은 우리나라 지석묘의 기원을 찾는 계기가 됨은 물론 천년전에 이미 화순에서 중국문화와는 별개인 도시국가가 만들어졌다는 자료며,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화순이 앞으로 세계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신덕리가 왕궁터라는 증거로써 고대 왕궁터 입구에는 좌우에 왕궁을 지키는 수호신인 고인돌이 2기씩 있는데 신덕리에 이 고인돌이 좌우 2개씩 4기가 있고, 왕궁터 입구 좌우에 둔덕 모양의 인위적으로 쌓은 ‘토성’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신덕리와 마주보고 있는 도곡면 대곡리에서 청동기 시대 제사에 사용되던 팔주령이 나왔고 이 주변에 제를 지내던 천단과 제단, 칠성단과 당제터, 천신(天神)을 주관한 천군(天君)의 무덤 등 각종 신앙유적이 동일선상에 줄지어 있는 것이 발견됐다는 것도 증거로 들었다.

건기연은 대곡리는 중국 문헌상에 기록된 ‘소도 별읍’으로 이곳은 죽은자들을 위한 신의 세계며 효산리의 고인돌 무덤을 만든 청동기 사람들이 신덕리에 왕도를 만들고 삶의 터전을 삼았으며 대곡리에서 제를 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안식 조선대 교수는 이에 대해 “왕궁터로 인정받으려면 이를 뒷받침할 확실한 유물이 나와야 하는데 신덕리에서는 이러한 유물이 나오지 않았다며 왕궁터라는 주장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왕궁터로 인정받으려면 확실한 유물이 나오는 등 객관적인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신덕리에서는 이러한 유물이 나오지 않았고 왕궁터의 토성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검증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곳이 왕궁터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문안식 교수는 또 "신덕리 왕궁터에 위치했다는 ‘여래비리국’은 삼한시대 마한 54개 소국 가운데 하나로 중국문헌에 의하면 능주쯤에 위치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며 "신덕리가 여래비리국의 왕궁터가 맞더라도 여래비리국이 있던 시기는 청동기시대로부터 500여년이 지난 후라고 주장했다.

또 여래비리국이 지금의 군단위정도되는 작은 국가로 이들이 성'을 쌓고 살았다는 주장도 역사적 상식에 비추어볼때 오류가 있지만, 성곽의 구조가 나타난 것도 백제시대인 3세기무렵부터로 신덕리 왕궁터가 청동기새대의 것이라는 주장 역시 역사적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건기연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문안식 교수의 주장에 대해 건기연측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고 고대왕도를 찾아본 적이 없는 기존학계에서는 어차피 신덕리가 청동기시대 왕궁터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학계는 고대왕국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입증할 수도 없을 것”이라는 말로 문교수의 주장을 일축했다.

건기연은 “함께 용역을 수행했던 학자들은 5개 이상의 고대왕도를 찾아냈던 경험자들로 이들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신덕리 왕궁터는 청동기시대의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왕궁을 지키기 위해 왕궁터 입구 좌우에 2개씩 세운 것이라는 고인돌.

앞에 보이는 둔덕이 왕궁터 입구 좌우에 인위적으로 쌓은 토성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용역을 수행하면서 도곡면 신덕리 등에서 발견됐다는 청동기 시대의 유물들.

왕도를 지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범바위, 바위에 파여진 원형의 홈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