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능 스님의 4집 앨범 출반 기념음악회가 3일 저녁 만연사 경내에서 열렸다.

통키타를 두드리며 암울했던 1980년대의 광주를 노래하다가 홀연히 산문에 입문해 ‘범능 스님’이 돼버린 작곡가 ‘정세현’.

범능 스님의 네 번째 음반 ‘무소의 뿔처럼’의 출반 기념음악회가 3일 저녁 8시 화순읍 나한산 만연사 경내에서 열렸다.

저녁 8시부터 두시간여동안 진행된 음악회에는 불자와 화순은 물론 멀리 광주와 서울 등에서 찾아온 2천여명이 훌쩍 넘는 관객들이 함께 했다.

음악회가 열린 만연사 경내에는 불자들의 붉은 빛깔 연모양의 등과 촛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음악회에 예상보다 많은 관객들이 찾으면서 좌석이 부족해지자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도 관객들로 가득 찼다.

이날 만연사 주지인 자공 스님은 “범능 스님의 노래를 만연사에서 직접 듣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관객들 모두가 만연사의 아름다움 속에 울리는 범능 스님의 노래와 감동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규태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음악회에서 범능 스님은 는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시인과 이 나와 잔잔한 음성으로 ‘내가 사랑하는 당신’ 이라는 자작시를 낭송해 관객들을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에 젖어들게 했다.

도종환 시인은 “범능 스님은 자기의 시가 가진 분위기를 가장 잘 해석해 노래를 만드는 사람으로 범능 스님의 노래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평안하고 고요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며 모든이들이 범능 스님의 노래를 통해 평화롭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무에 달린 연모양의 등과 초여름 밤의 산사가 묘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섬진강의 시인으로 알려진 김용택 시인도 “범능 스님의 노래에는 산천의 슬픔과 서러움이 담겨있다”며 “범능 스님은 가슴 속 깊은 곳에 있는 눈물을 불러내 슬픔 속에서 기쁨을 노래한다”고 표현했다.

이날 범능 스님은 국악실내악단 황토제의 연주에 맞춰 통키타를 두드리며 4집 앨범에 수록된 `무소의 뿔처럼`과 `인생`, `바람이 오면` 등과 이미 발표된 `흔들리며 피는 꽃` , `산사 문답`, ‘끽다거’ 등의 노래를 불렀다.

범능 스님은 음악회의 마지막 곡인 ‘꽃 등 들어 님 오시면’을 들은 관객들이 아쉬움을 토로하며 앵콜을 청하자 배창호씨가 작사 작곡해 자신에게 부르라고 줬지만 아직까지 공개석상에서 한번도 부르지 않았다는 ‘백승’이라는 곡을 앵콜곡으로 들려줬다.

음악회의 감동을 잊지 않기 위해 범능 스님의 노래가 담긴 앨범을 구입하는 관객들.

음악회는 제쳐두고 경내에 밝혀 놓은 촛불을 가지고 불장난 삼매경에 빠진 어린이들.

이날 만연사 경내 곳곳은 범능 스님의 노래를 들으려는 불자들과 관객들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