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할한 보리밭

최근 보리 싹을 이용한 음식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보리 싹 비빔밥, 보리 싹 된장국과 청국장. 필자가 어렸을 때는 보리 싹을 베어서 보리떡, 보리 범벅, 보리 된장국 등을 해 먹었다. 그런데 배고파서 먹던 것들이 지금은 웰빙 식품이라고 이라고 하니 세월은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듯 하다.

보리는 쌀과 달리 자체 소비나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생산 농민들은 울상이다. 보리의 소비량을 늘릴 방도도 전혀 없다.

결국 생산한 보리를 처분하다가 남은 것은 가축 사료용으로 밖에 쓸 수 없는 것이 농촌의 현실이다.

이렇게 푸대접을 받는 보리(麥)이지만 1950-1960년대 필자가 소년시절, 쌀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당시, 보리는 춘궁기를 넘겨준 구세주였다.

그 당시 1인당 연간 보리 소비량이 무려 40kg에 달했다고 할 정도이니, 요즘 한해 1인당 쌀 소비량 절반에 이르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보리에 대한 성분을 분석한 자료를 검토하면 보리야말로 알곡에서부터, 잎과 줄기까지 건강 보조식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식품임을 알 수 있다.

보리는 현재 서구식 식생활 때문에 생기기 쉬운 청소년기의 성인병에서 탈피시킬 수 있는 유일한 식품이며, 보리에 많이 함유된 피틴(phytin)으로 고혈압과 뇌졸중을 철두철미하게 차단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한 혈당의 증가를 막아 당뇨병 예방효과에 좋으며, 당뇨병 환자가 보리밥을 먹었을 때 쌀밥을 먹을 때보다 혈당과 뇨당의 증가 정도가 현저히 적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외에도 상당한 기능성분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기능성과 영양분을 가지고 있는 보리는 보리 가루를 이용한 기능성 보리 빵과 보리만두, 보리국수, 추억의 음식인 보리개떡 등 분식 종류와 보리를 이용한 보리차 음료수, 보리 어린잎을 이용한 추출액 등 건강보조식품이나 당뇨병 예방 차원의 기능성 음료수 등 다양한 식품으로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정부와 전라남도에서는 이러한 보리를 다양한 식품으로 개발하여 소비시킨다면 매년 보리 판로에 애를 먹고 있는 농촌도 돕고, 나아가 국민건강에도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식품들은 정부에서 각 지방자치단체에 특화산업으로 권장하면서, 보조금을 지원하고, 또한 주무부서인 농림부에서는 정부차원에서 개발된 식품을 홍보해서, 건강식품의 소비를 촉진시킨다면 농촌에서 남아 돌아가는 보리를 충분히 소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 또는 농협에서 보리를 이용한 개발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장려하고, 나아가 겨울철 놀리고 있는 우리 농토를 적극 활용하면 농가소득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보리를 파종해서 알곡으로 생산하지 않고 싹을 베어서 음식으로 개발한 식당이 있다는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농촌 소득 증대의 방법을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왜 모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제는 구태의연한 공무원상에서 벗어나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개발정신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