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사퇴 요구 현수막이 걸린 군의회.

화순 농민회는 오늘(23일) 오전 10시 조영길 의장의 사퇴서 제출과 관련, 군의회 의장실을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20여명의 화순농민회원들은 화순군 의회 건물에 ""화순군의회파문 책임자 조영길 의장은 의장직을 사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의회로 진입, 닫혀있는 의장실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 의장실을 점거했다.

의장실을 점거한 농민회원들은 사무실 집기를 이용해 바리케이트를 치고 공무원 등의 의장실 출입을 막고 ""의장사퇴서 파문 책임자 조영길은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벌였다.

화순농민회는 ‘화순군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군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화순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민주주의적 제도와 법을 지켜야할 군의회가 오히려 상식적인 범주와 민주주의 제도를 무시하고 있다.”며 군의회를 비난했다.

또 “군의회가 군정을 올바로 감시하는 등 본연의 의무에 충실하도록 하기 위해 의장실 점거농성을 시작한다.”며 “정치인으로서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조그만 윤리적, 도덕적 가치까지 무시하는 조영길 의장은 의장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화순농민회는 오늘(23일) 의장실을 점거하고 조영길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박종섭 농민회장은 “군의회가 사퇴서 제출 사건과 관련해 조영길 의장과 박병옥 의원의 의원사퇴를 요구하는 1만군민 서명운동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않는 등 군민들을 무시하고 있다.”며 “의장직 사퇴 요구를 시작으로 조영길,박병옥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의장실 점거농성을 계속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농민회의 의장실 점거 농성과 관련해 김창오 5.18화순동지회장은 “이번 문제는 두 의원의 의원직 사퇴로 마무리 되서는 안 된다.”면서 “의장직 사퇴서 제출과 관련된 6명 의원 전원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의장 사퇴서 제출 사건은 박병옥, 조영길 의장 뿐 아니라 자리에 연연한 의원들 모두의 책임”이라며 사퇴서 제출과 관련된 6명 의원들 전원의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농민회 측과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농성장에서 조영길 의장의 후배라는 김 모(광주)씨는 “의장 선출에 관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의장직을 놓고 의원들이 야합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며 이런 사태가 생기게된 근본적인 원인만 두고 의원들의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농성장에서는 사퇴서 제출과 관련한 군의회의 행태에 대해 화순관내 사회단체들의 무관심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농민회의 농성을 지켜본 문 모(화순읍, 37)씨는 ""수입쌀 판매와 수매제 폐지 등 농민들 앞에 놓인 문제도 많은데 농민들이 군의회의 파행운영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의회의 행태에 대해 나 몰라라하고 있는 사회단체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있는지 모르겠다며 화순관내 사회단체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한편 화순군 농민회는 “5.18화순동지회와 화순민주청년회 등 화순군민중연대 소속 10여개 단체와 함께 의장실을 떠나지 않고 조영길, 박병옥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점거농성을 계속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 해당 의원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