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실고에 660만원상당의 전기회로설계 소프트웨어를 전달하고 있는 김삼곤 기아차 화순향우회장.

기아자동차 화순향우회원들이 열악한 교육환경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지역의 후학들을 위해 뜻을 모아 660여만원 상당의 전기회로설계(CAD)프로그램 3set를 기증했다.

지난 14일 화순실고를 방문한 김삼곤 기아지동차 화순향우회장은 프로그램이 담긴 소프트웨어를 전달하면서 ""지역의 선배들이 뜻을 모아 마련해준 프로그램으로 열심히 배우고 익혀 오는 9월 열리는 국가기능경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학교의 이름을 높여 달라.""고 당부했다.

화순실고는 지난 1999년부터 전남기능경기대회 전기회로설계부문에서 6년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전자회로설계부문에서 우수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열린 2005 전남기능경기대회에선 7년 연속 금메달 획득의 신화를 이루지 못하고 은메달을 따는데 그쳐야 했다.

9명의 기능대회 준비반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용일 교사는 ""전기회로설계부문대회는 회로를 설계하는 1과제와 설계대로 동작을 하도록 부품을 조립하는 2과제로 진행되는데 지난 4월 전남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이 유력시되던 3학년 학생이 다른 학교학생들보다 1시간이나 먼저 과제를 완수하고도 컴퓨터가 1과제를 완수하고 프린트 작업을 수행하던중 다운됐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기능장을 따기위한 3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면서 3학년 모 학생은 물론 함께 출전했던 다른 학생들까지 울음을 터트려 대회장이 온통 울음바다가 됐었다.""며 당시의 안타까웠던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출전했던 9명의 학생들중 3학년 정재욱군이 은메달을 획득해 오는 9월 열리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전남도 대표로 출전하게 됐지만 대회에 출전하는 학생이 프로그램이 담긴 컴퓨터 일체를 가지고 출전하도록 돼 있어 지난 4월 전남도대회의 악몽이 되풀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지난해보다 실습비가 절반정도 줄어들어 예산이 부족해 200여만원씩 하는 프로그램을 구입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모교의 이런 사정을 전해들은 남철원 기아차 노조수석부회장(화순실고 4회)은 지역의 후학들을 위해 화순향우회에서 나서자며 김삼곤 화순향우회장에게 제의했고 화순향우회원들이 공감하면서 회원들이 정성을 모아 기능대회 과제수행에 필요한 전기회로설계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화순실고에 기증하게 된 것이다.

기아차 화순향우회는 화순실고에 소프트웨어를 기증하는 외에도 3학년 남학생 40여명이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화순실고가 생긴이래 처음으로 화순실고학생들이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장실습을 마친 학생들은 군복무를 마치고 기아차에 입사를 희망할 경우 경력을 인정받아 채용시 가산점을 받게 된다.

이날 프로그램이 설치될 컴퓨터가 있는 실습실을 둘러본 김삼곤 화순향우회장은 ""학생들이 회로설계를 위해 하루 3~5시간씩 구형 모니터 앞에서 작업을 하고 회로를 만들기 위해 몇 시간씩 납땜 작업을 하는데 환기장치라곤 작은 환풍기 한 대 밖에 없어 학생들의 건강이 염려된다.""며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화순향우회에서 관심을 갖고 돕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