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은 2005 화순고인돌축제가 열리는 21일부터 24일까지 하루평균 12만명, 4일간 47만여명이 고인돌공원에 다녀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인돌 축제를 지켜본 관광객들이나 군민들은 “올해 축제는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것도 없고 별다른 볼거리도 없어 고인돌을 매개로한 축제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반응이다.
화순군은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되기 전인 4월 첫째주부터 지동마을 선사체험반과 화순의 돌을 찾아 떠나는 '테마 여행반'이 기획행사로 운영된다며 축제 홈페이지와 언론매체를 통해 홍보했었다.
하지만 기획행사인 ""지동마을 선사체험장""을 방문하거나, 화순의 돌을 찾아 떠나는 테마여행은 관광객들의 참여는 극히 저조했다.
이번 축제에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선사체험 경연대회와 우리동네 명가수 선발대회, 청소년 한마당 등의 기획.경연행사가 있었지만 축제 홈페이지에는 열리는 시간과 장소 등에 대한 정보만 있을 뿐 참가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지난 21일 고인돌 축제와 군민의 날 행사를 알리는 개막식에는 각 기관단체장 등 내빈들과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 각읍면 이장과 부녀회원 등을 빼면 일반 주민들의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개막식에서 합창단과 함께 군민의 날 노래를 제창했지만 각 읍면장들이나 선수들은 군민의날 노래를 알지 못해 따라 부르지 못했다. 일부 군의원들 조차 합창단이 무슨 노래를 불렀는지, 합창단이 부른 노래가 올해 바뀐 군민의 날 노래인지도 몰랐다.
군민의 날 행사는 윷놀이와 시범경기로 열린 물동이 이고 달리기 외엔 노인들이 참가 할 수 있는 경기종목도 없고 입장식과 체육경기 외엔 함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다른 프로그램이 전혀 없어 경기가 끝난 선수들이나 점심식사를 마친 노인들이 행사 도중에 운동장을 빠져 나갔다.
운동장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에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들과 버스를 타러 길을 가로질러 가는 사람, 주차장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차들로 혼잡하고 위험했지만 아무런 교통지도도 이뤄지지 않았다.
같은 날 화순고인돌축제장에는 첫날 행사가 열리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자리만 만들어 놓고 열리지 않은 음식점에 시작도 하지 않은 상설 체험장 등은 고인돌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을 오히려 당황하게 만들었다.
가족과 함께 왔다는 나유키(광주, 34세)씨는 “오늘부터 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왔는데 지나 다니는 사람도 없고 체험 코너도 문을 열지 않아 참가 할 수 없었다.”며 아이들에게 뗏목을 태워주려는데 안내하는 사람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화순군 관계자는 “축제 첫날엔 관광객들이 없고 그나마 직원들이 군민의 날 행사 때문에 공설운동장에 있어 공원에 사람들이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도곡과 춘양을 오가며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배치된 45인승 셔틀버스는 보검제에서 차체가 언덕으로 미끄러지기도 했다. 다행히 차가 언덕아래로 구르지는 않았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4일간의 축제기간동안 매 시간 주무대에서 공연이 열렸지만 안내 팜플렛에는 프로그램 이름과 열리는 시간만 안내돼 있을 뿐 어디서 열리는지에 대해선 나와 있지 않았다.
임모(37, 화순 광덕리)씨는 아이들과 함께 “고인돌 축조재현 행사를 보려고 주무대에서 기다리다가 월곡제 옆에서 열린다는 말을 뒤늦게 듣고 서둘러 올라왔더니 행사가 거의 끝나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팜플렛만 보고선 어디서 무슨 행사가 열리는지 모르겠다며 불평했다.
종합안내실이 주무대 쪽에 자리하고 있어 주무대를 거치지 않은 관광객들은 축제안내 팜플렛이나 축제 전반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해 준비된 공연도 관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공연이 시작됨을 알리는 안내방송은 물론 공원 주변 어디에도 공연이나 참가할 수 있는 행사에 대한 정보가 없어 팜플렛을 갖지 않고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은 고인돌 공원만 둘러보고 지동마을 선사체험장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볼 것이 없다.”며 그냥 돌아가기도 했다.
관광객들에게 고인돌에 대해 설명하고 축제를 안내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2개월간 교육받은 고인돌 해설사들도 제 역활을 해내지 못했다.
광주에서 선사체험을 하기위해 40명의 학생들을 인솔하고 고인돌 축제를 찾은 모 교사(광주O초교)는 “선사체험을 하려고 학생들은 데리고 왔는데 안내소도 보이지 않고 공원 입구에서 월곡제가 있는 곳까지 오는 동안 자원봉사자나 고인돌 해설사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도곡 장애인 주차장을 출발해 춘양 지동마을 선사체험장을 오가는 셔틀버스 운행에 대한 안내도 부족했다.
행사장과 팜플렛엔 화순읍과 도곡 효산리를 오가는 셔틀버스에 대한 안내만 있을 뿐 공원 안에서 도곡과 춘양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있다는 것에 대한 안내는 없어 도곡쪽 행사장 또는 지동마을 선사체험장 만을 둘러보고 돌아가는 관광객들도 있었다.
또 일부 체험코너에선 준비한 재료가 부족해 체험을 하려는 어린이들을 실망시켰다.
모 코너의 경우 200명이 쓸 재료를 준비했다가 재료가 없어 체험코너를 찾은 어린이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코너 관계자는 “체험비를 받는 것도 아니고 군에서 예산을 지원해 준다지만 재료비도 안 되는 수준인데 무한정 체험을 시킬 수는 없지 않겠냐?”며 자원봉사자들의 4일간 인건비가 얼마인지 아느냐고 말했다.
마지막 날 열린 ‘우리 동네 명가수 선발대회’는 참가신청한 사람이 없어 현장에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다.
축제의 마지막날 평양예술단의 공연을 보기위해 모인 관객들을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대동한마당’으로 끌어들이지도 못했다.
오후 4시부터는 상설 체험장들이 자리를 정리해 공원안에 있던 관광객들은 축제의 모든 일정이 끝난 것으로 생각하고 자리를 떠났다.
만연리 김모(38세)씨는 “아이들과 오후 4시경 고인돌 공원에 갔더니 축제가 다 끝나버려서 공원만 한바퀴 돌아보고 그냥 돌아왔다.”고 말했다.
축제의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친것을 축하하고 모두가 함께하는 화합의 한마당으로 마련된 대동한마당은 일반 군민들이나 관광객들은 행사장을 떠나고 공무원들과 축제관계자들이 남아 자축하는 자리가 돼 버렸다.
쉽게 접하기 힘든 고인돌 축조재현이나 평양예술단의 공연, 원시뗏목타기 행사 등은 축제를 찾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이었다. 원시사냥체험이나 지동마을에 마련된 선사체험도 행사에 직접 참여한 관광객은 물론 지켜보는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고인돌을 매개로 63만평에 이르는 넓은 고인돌 공원을 축제의 무대로 삼기 위해선 공간을 메우는 기획과 축제 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안내는 물론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끌어내는데도 힘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