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두고개에 오르면 무등이 있다.

갈두고개 오르면
무등 있어라.
하늘 나무 바람이
자태 달리 하여
가슴 설레는 숨은 여인처럼
무등 있어라.
동에 떠오른 햇살 받아
자색 구름 어우러져
해맑은 웃음 띤 여인처럼
무등 있어라.
화사한 진달래 오르고
검푸른 자작나무 풍만하여
휘황한 도회 불빛 시샘하더니
소복 입어 임 보낸 여인처럼
무등 있어라.
운무 위 떠오른
구봉 천운 지나 제암 팔영 거느리고
남해 너른 바다 품에 삭이며
그윽한 미소 머금은 맏며느리처럼
무등 있어라.
“청궁 내려가고, 안심 돌아가면
영영 이별이어라.”
나주, 하동 가는 길 살피며
짠한 미소 짓는 어미처럼
무등 있어라.
<작가 주> 갈두고개는 화순군 동면과 이서면 경계인 어림(漁林)마을이 있는 곳이다. 어림마을은 원래 갈머리(刀頭, 칼두)마을이라 하였는데 이것은 산 능선을 경계로 물이 나뉘는 곳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갈물>이라 불렀으며 갈물→갈몰→갈머리→갈두로 와전되어 온 것으로 강하게 발음하여 흔히 <칼두>라고 했다. 1951년 무등산을 마주보는 산세가 아름답고 물고기가 사는 숲처럼 생겼다 하여 어감이 좋지 않은 <칼두>를 버리고 마을 이름을 어림으로 개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