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농협법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공청회가 열리는 등 농협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일고 있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안을 심의한 데 이어 29일 공청회, 30일 상임위 법률안심사소위 활동을 벌인 뒤 오는 1일 개정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26일 열린 농림해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는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은 “농협이 신용사업 이익금으로 경제사업을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부족자본금 충당 없이는 신·경분리가 어려울 것”이라며 “농림부는 부족자본금 충당 방안부터 제시하라”고 말했다.
같은 당 홍문표 의원은 “신·경분리는 시기의 선택, 추진방식, 부족자본금 충당 문제가 핵심”이라며 “신·경분리를 하더라도 공청회 등을 통해 국민의 공감대를 충분히 얻은 뒤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농협에 10년 동안 시간을 줘 놓고 또다시 1년간 시간을 준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고 지적했다.
중앙회장 비상임 부분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은 “선출직 회장의 권한을 비상임으로 전환하면 회장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회장을 고무도장이나 찍는 ‘식물회장’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안병엽 의원은 “조합장들이 직선으로 뽑은 회장에게 대표이사 등의 추천권을 부여하고, 이사회가 이를 최종 결정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홍수 의원은 “농협회장을 비상임으로 전환하는 것은 중앙회의 지배구조를 바꿔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이 경우 감사기능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조합장 연임 제한에 관해서도 한나라당 김영덕 의원은 “상임조합장의 연임을 2회로 제한하더라도 조합정관을 바꾸면 얼마든지 비상임조합장을 할 수 있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연임 제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요망했다.
같은 당 김명주 의원은 “지금까지 3~4선 조합장들 가운데 특별히 비리조합장이 많았는지 의문”이라며 관련 근거가 있으면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이시종 의원은 “적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장들 사이에서 3회로 제한하고 있는 단체장의 연임제한을 없애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조합장의 연임을 제한하려면 보다 확실한 논리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조합 구역 중복문제에 대해서도 이시종 의원은 “읍·면 중심의 생활권이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조합구역 중복을 허용하는 것은 정서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안병엽 의원은 “한 지역에 여러 조합의 지소가 난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소 설치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문표 의원도 “구역 중복을 허용하는 데 대한 일선의 반발이 거세다”면서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말했다.
한편 오늘(29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회의실에서 농협법 개정과 관련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는 농림부 농업구조정책실장, 농협 중앙회 상무, 농민회 총연맹 정책위원장, 농업경영인회 중앙연합회장, 나주시 남평 조합장, 서울대 교수 충남대 교수 등 7명이 발언자로 나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