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수사 본전

지난해 10월, 학부모와 교직원, 교사 등 17명이 10월 26일부터 11월 4까지 6박 7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연수를 다녀 왔다.
3일째 되던 날 방문한 키요미즈테라[청수사(淸水寺)]를 돌아본 김경흠 화순교육청장의 연수기를 소개한다.
제 3일 (10월 31일, 금요일)
교토(京都)로 이동했다. 교토는 에도시대 토오쿄(東京)가 일본의 수도가 되기 전까지 일본의 수도로서 정치적 중심지였다. 따라서 문화유적이 많은 도시다. 교토성을 비롯해 청수사, 금각사 등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서깊은 곳이란다.

먼저 키요미즈테라[청수사(淸水寺)]를 찾았다. 키요미즈테라는 778년 나라시대 말에 승려 엔친이 이곳에 와서 관음상을 조각한 것이 이 절의 기원이라고 한다. 키요미즈테라[청수사(淸水寺)]라고 하는 이름은 오토와산[音羽山]으로부터 내려오는 물이 하도 맑아서 붙여진 이름이며, 지금의 건물은 1633년에 다시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청수사 본당 아래의 약수터는 일본 5대 약수에 들어갈 만큼 물맛이 좋다고 한다. 그 곳에는 3줄기의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데, 오른쪽 물줄기는 '학문의 물'이요, 왼쪽은 '장수의 물', 가운데는 '사랑의 물'이란다. 또한, 병자 간병에 좋다고 알려져 물을 받아 가는 모습도 볼 수가 있었다.

그래 나 또한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앞에 가서 어떤 물을 마실까 한참을 망서리다가 가운데에 있는 '사랑의 물'을 긴 장대 모양의 국자로 하나 가득 받아 마셨다.

청수사(淸水寺) 입구에 다다르렀을때 쳐다본 화려하고 웅대한 문을 지나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세피아톤의 아름다운 본전이 나타난다. 고색 창연한 본전과 화려한 입구문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이 못내 아쉽다.
그 본전을 안고 뒤안으로 가면 입구에 '지주신사(地主神社)'라고 씌어진 문이 보이는데, 왼쪽기둥에는 좋은 인연을 기원한다는 '양연기원(良緣祈願)', 우측기둥에는 '지주신사(地主神社)'라고 씌여 있고, 그 곁으로 사랑의 인연을 이루어주는 신[엠무스비노신(えんむすびの神)]이 주재하는 곳이란 표시가 있다.
다시 안으로 들어가면 한 가운데에 누구나 만지면 자기의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연점(戀占)의 돌(石)'이 놓여 있어서 오가는 사람들이 좋은 인연과 사랑을 위하여 얼마나 만졌는지 윗 부분이 번들거린다. 그리고 좋은 인연과 사랑을 기원하면서 봉납(奉納)한 증표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그러니까 좋은 인연을 기원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는 아름답고 소중한 곳인가 보다

신사 안으로 들어가면 '사랑을 기원하는 나무판자 즉 에마[えま, 繪馬]를 거는 곳'이라는 안내 표시가 들어온다. 여기서 에마[えま, 繪馬]란 '소원을 빌거나 이루어졌을 때 글과 그림을 그리는 나무판'을 말한다.
위에 '사랑을 기원하는 나무판자(에마)를 거는 곳'이란 뜻의 '戀の願いかけ'라는 글귀가 보이고 그 밑으로 세로로 상세한 설명문이 씌어 있다.
즉, ""이 에마(나무액자)에는 전국 곳곳에서 기원하러 오신 분들의 바램이 가뜩 들어 있습니다. 사랑의 성취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짝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쓴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소원이 이루어져서 답례(인사 )를 하러 오신 분들의 '에마'도 봉납(奉納)되어 있습니다. * 부모님이나 아는 사람[知人]이 본인 대신에 봉납할 수도 있습니다.""

이 안내문 뒤로 좋은 인연과 사랑을 기원하면서 봉납(奉納)한 '에마'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아무튼 일본의 방방곡곡에 신사가 있는데, 그곳에 가서 빌면 뭐든지 이루어진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서 장사가 잘되나 보다. 이건 너무 세속적이어서 장사 속 같아 아쉽다.

내려오는 길에 연못에 들려서 연못 주변의 자연미와 인공미 등을 한참동안 들여다 보았다. 아름다움에 심취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부르는 소리가 없었으면 언제까지라도 있었을지 모른다.
주차장에서 절을 향하여 올라가는 골목에 쭈욱 일본 전통 가옥들이 늘어서 있고, 일본 전통 과자나 인형등 여러 가지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그 건물들의 공통된 특징 중의 하나는 비올때 비가 들치지 않도록 하는 비막이 덧문인 '아마도(雨戶)'가 있다는 것이다. '아메(雨) ""가 그 뒤의 단어 때문에 '아마'로 발음이변한 것인가 보다.

모두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내려오는데 교또의 명물 녹차아이스크림이 기다리고 있다. 200엔 정도인데 박사장님이 산거란다. 녹차 아이스크림은 말그대로 아이스크림에 녹차가루를 넣은 것인데 녹차의 향과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의 맛이 어울어져 미각을 자극한다. 좀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