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5일) 화순향교 석전대제(釋奠大祭)에 여성이 초헌관으로 등장했다.
이는 우리나라 유림사(儒林史)에 처음있는 일로 역사적인 일이었다.
이조 500년 동안 지켜왔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유교의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특히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가족법 개정을 줄기차게 반대해온 유림계에 혁신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화순향교는 여성인 이영남 화순군수를 초헌관으로 추대하기까지 많은 논란이 있었다.
화순향교가 자체적으로 결론을 내기에는 너무 큰 문제였다.
때문에 유림의 총 본부라 할 수 있는 성균관에 질의하게 됐고 무방하다는 회신을 받아 오늘 여성이 초헌관으로 석전대제를 모시게 된 것이다. 전국 유림의 승인을 받은 셈이다.

금년 화순향교의 추기 석전대제는 유림사(儒林史)에 한 획을 긋게 됐고 이영남 화순군수도 전국 최초 여성군수라는 명예보다 더 중요한 석전대체 첫 여성 초헌관이 된 것이다.
석전대제는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전통 유교의식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돼 있으며 전구에 있는 모든 향교가 매년 음력 2월과 8월 상정일에 한 차례 씩 대제를 올리고 있다.

오늘 대제는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분헌례, 음복수조례, 송신례, 망예례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이영남 화순군수를 비롯해 지역 유지들과 각 기관 단체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석전 대제의 시작을 알리는 축문을 낭독한 후 초헌관을 맡은 이영남 화순군수가 대성전으로 들어서면서 예식이 시작됐다.

신위전에 첫 술잔을 올리는 초헌례에서 이영남 화순군수는 공자, 안자, 증자, 맹자, 자사 등 대성전 중앙에 있는 5개 신위에 분향과 헌주를 했다.

두번째 술잔을 올리는 아헌례에는 최제량 화순향교 유도회장이, 세번째 술잔을 올리는 종헌례에는 정병기씨가 맡았다.

두명의 분헌관이 정암 조광조, 고운 최지원 등 좌우 22명의 신위에 각각 헌주하는 분헌례와 화순군수의 음복수조례가 있은 후, 초헌관이 망요위에서 축문과 폐백을 태우는 망요례를 끝으로 석전대제를 마쳤다.


사관이 석전대제의 시작을 알리는 축문을 읽고 있다.
초헌관이 공자의 신위에 술잔을 올리고 있다.
초헌관이 음복을 하는 음복수조례의 모습.
초헌관이 축문과 폐백을 태우는 망요례의 모습.
초헌례에서 신위에 축문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