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仙 구혁우 도곡중학교 교장 선생의 정년 퇴임식이 31일 오전 도곡중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이 날 김길홍 선생의 퇴임식과 함께 열렸는데 내빈소개, 약력소개, 화환. 기념품 전달, 환송사, 내빈축사, 퇴임사 순으로 이어졌다.
구혁우 교장선생은 함평에서 교편을 잡기 시작해 38년 동안 교직에 봉직하면서 인재 육성에 헌신해 왔다.
특히 도곡중학교에 부임해서는 학교 환경 개선, 홈페이지 제작, 총동문회 조직 등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구혁우 교장선생은 오늘 같은 퇴임식을 갖지 않으려 했는데 주위의 권유가 있어 퇴임식을 갖게 됐다고 말하고 “자신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실천 가능한 목표를 세워 꾸준한 노력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구혁우 교장선생의 퇴임사를 여기 소개한다.
퇴임인사

10여일 전 우리들의 삶의 터전인 화순에는 태풍 메기가 몰고 온 폭우로 지석강물이 큰 다리를 넘치듯 흘렀고 여러분들의 부모님과 마을 어른들이 땀 흘려 가꾸어 온 농작물이 물에 잠기고 가옥들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금 모두가 힘을 다해 피해복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거듭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만 합니다.
오늘 교직을 퇴임을 하는 저와 김 길 홍 선생님, 그리고 어제 퇴임인사를 하시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가정으로 돌아가신 윤 호 은 선생님은 여러분들과의 작별을 진즉부터 간소하게 치르고자 하였기에 미음이 홀가분하고 이번 수해로 시름에 잠겨계시는 학부모님들과 지역의 어른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모든 일이 쉽게만 이루어지지 않고 언제나 좋은 일만 계속되는 것이 아니어서 힘들고 고통이 따르며 바라지 않던 불행한 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때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가 있어야만 합니다. 부디 용기를 잃지 마시고 온 가족이 뜻을 모으고 빨리 복구를 하셔서 예전의 모습으로 안정을 찾으시길 바라면서 우리 학생들과 그리고 교직원들과 헤어지는 마지막 수업을 하고자 합니다.
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의미는 옛것을 바탕으로 하여 새것을 터득하고 더욱 좋은 학문이나 지식을 만들어 냄을 뜻합니다. 요즈음 신세대들은 자칫 잘못 생각하여 옛것은 별로 가치가 없어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고 새것만을 숭상하는 생활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새로운 문화요소들이 옛 학문이나 지식에서 비롯되지 않고 완전히 백지상태에서 창출된 것은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학문과 지식이 많은 시간이 흘러 옛 학문이 되고 난 후에도 그 바탕위에 더욱 새로운 학문과 지식을 토대로 하는 문화가 창출될 것이기 때문에 옛것을 아끼고 보존하여 계승 발전시키고 이와 관련하여 나이 드신 어른들의 말씀에는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이해하고 공경하는 생활태도를 배워서 버릇없는 아이가 아닌 건전하고 예절바른 청소년으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우리학교의 현관에는 “미래를 열어가는 인재육성”이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습니다. 학교는 작고 학생수는 적지만 우리 도곡중학교의 교육은 어떤 큰 학교보다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자신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실천이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꾸준한 노력의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목표가 있으면 그 실현을 위한 삶의 방향이 설정되고 남다른 노력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해야 할 것입니다.
목표가 없거나 목표를 향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려는 의지가 약한 사람들은 그 탓을 부모님과 가정 등 주변의 환경이나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으며 강한 의지와 실천력을 기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요즈음 청소년들이 너무나 허약하고 인내력이 없이 자라고 있음에 몹시 걱정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정신과 육체가 허약하여 힘들고 어려운 일을 이겨내지 못하며 쉽게 포기하고 주저앉아버리는 것을 보고 지난해에 “탁구 왕 선발대회”와 함께 “미니마라톤 대회”를 해 보았습니다만 올해는 “미니마라톤 대회”의 내용을 보완하여 가칭 “3종 철인경기?”로 매년 시행하였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해 두었습니다. 예를 들면 학년별, 성별로 조금씩 차이를 두어 달리기, 자전거타기, 모래포대운반하기 등을 학교에서 차가 적게 다니는 덕곡리까지의 경주를 말합니다.
앞에서 우리학교의 알찬교육을 자랑했습니다만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적인 학력의 바탕위에 한두 가지의 남다른 기능을 가져야 합니다. 근면하고 심성이 고운 지역주민성과 개교한 이래 선배님들이 쌓아 온 전통을 이어받아 여러분들은 학력이 화순관내의 다른 학교에 비하여 결코 뒤지지 않으며 특기 적성교육활동을 탁구 기타반, 영어 바이얼린반, 음악 풍물반, 워드 포토반으로 4개 부서의 복합반을 편성하여 농촌의 소규모학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광주대학의 이 육화 교수님을 초빙하여 학생들은 중국어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문화 탐구반을 운영하고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이 참여한 평생교육을 실제 중국문화탐방으로 운영하는 우수사례를 이루어 내고 있습니다.
여름방학을 마치고 어제 개학을 하고 보니 복도가 환해졌고 후정에는 잔디가 깔리고 은행나무와 철쭉을 더 심고 정원수를 옮겨 심어 휴식공간을 조성하여 잘 꾸며두었습니다.
사랑하는 도곡중학교 학생여러분!
교장선생님은 가끔 여러분들을 학급별로 교장실에 불러 대화를 많이 해보려고 했었습니다. 이제 생각해보니 그러한 기회를 더욱 많이 갖지 못한 일이 후회가 되고 학교 홈페이지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들을 학급게시판이나 열린마당 자유게시판에 자주 탑재하도록 했었습니다.
우리학교의 홈페이지는 한번 만들기만 한 것에 지나지 않고 학생 여러분과 교직원 그리고 졸업생들이 계속 이야기들을 엮어가고 있으며 교장선생님은 오늘 이후에도 매일 같이 홈페이지에 들려서 여러분들과 대화를 계속하려고 합니다.
다행히 총 동문회가 활성화 되어서 천암리 숲 속에 예쁘고 아담한 동문회 사무실이 만들어졌고 여기에 교장선생님이 자주 들려 졸업생들의 주소록과 동문회활동을 자문할 수 있도록 제 7 회 졸업생들이 컴퓨터를 설치하고 전용 인터넷회선을 연결해 주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시고 지원하는 교직원 여러분께도 그 동안 애써 주시고 뜻을 모아가며 동고동락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육은 아이들이 해야 할 공부나 일들을 직접적으로 해주기보다는 그 방법을 깨우쳐서 자신의 의지로 해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고 주제가 있는 교육활동에 다 같이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하며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임하여 학급이나 학교가 잠재적 교육과정에 가득 차도록 해 주면 심성이 바뀌고 행동이 잇달아 바뀔 것입니다.
교직원 여러분들도 열심히 노력하여 교직성장을 이루기 바라며 가끔 선생님들께 훗날 교감이나 교장을 하고 계시면 얼마나 잘하고 계시는지 가 보겠다고 여담을 하곤 했습니다만 지금 현재의 이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 해 주시고 영전도 하시고 승진하시면 더욱 훌륭한 관리자로 성장해 계실 것입니다
오늘 그 동안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시고 학교의 제반 교육활동과 업무에 적극 힘을 보태주신 학부모님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제가 본교와 특별한 인연을 가졌다고 해서 많은 일들을 욕심 부리고 자만에 빠져 있었는지도 모릅니다만 저는 이 작은 학교가 얼마나 정이 들었는지 제가 가지고 있었던 교육적인 소신을 펴 보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보며 동서고금을 통해서 훌륭한 이름을 남긴 교육철학자나 실천가들은 이보다 더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 가르치면서 배우고 실천을 통해서 교육이론과 실천을 접목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생각보다 행동이 앞 서 가는 젊은 선생님들을 보면 저도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듭했던 때가 있었음을 되돌아보면서 지나간 실수를 평가반성하고 반성 점을 보완하여 재투입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나 혼자만의 편견과 편의주의적인 사고로 내가 담당한 교과와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보다 적극적이고 기본원칙에 충실한 교직생활을 하려고 애썼던 생각으로 가정과 사회로 돌아가는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수해를 극복하시고 하시는 일들마다 만사형통하시길 바라며 경제적으로도 풍요하고 행복한 가정을 기원하며 그 동안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2004년 8월 31일

퇴임식에서 담담한 모습의 구혁우 교장 선생
퇴임인사를 하고 있는 구혁우 교장선생.
대통령이 주는 훈장을 교육장이 대신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