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도곡중학교 구혁우 교장선생이 43년 4개월의 교단생활을 마치고 오는 31일 정년퇴임을 한다.
구혁우 교장은 퇴임식을 갖지 않은 대신 제자들에게 편지를 띄웠다.
구 교장은 편지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간단하게 적고 현재의 생활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여생을 지역사회 발전과 후진 교육에 이바지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기 구혁우 교장선생이 제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을 소개한다.
오랜 교직생활을 접으면서 소식드립니다.
만 스무 살이 안 된 나이에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시작해 43년 4개월을 보냈던 교단을 떠나 아직도 일할 패기와 의지가 남았기에 흙과 함께 땀 흘리며 심고 가꾸고 거두어 진실을 캐는 농부의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다행히 긴 여정 중에서 고향에 들어 와 중등교사로 71년에 개교한 도곡 중학교에서 3년, 74년 3월부터 81년 2월까지 화순중학교에서 7년을 젊은 교사로 봉직하면서 단체활동과 학력향상에 후회없는 열정을 쏟았고, 그 후 고향을 떠나 17년을 타 지역의 농어촌과 도서벽지에서 교단현장개선에 노력했던 결과로 교장까지 승진하였으며 18년 6개월 만에 고향에 돌아 와 99년 9월에 화순교육청에서 장학관으로 3년을 지낸 뒤 작은 학교이지만 맨 처음 고향에서 봉직했던 인연을 찾아 마지막으로 도곡 중학교에서 교장 2년을 근무하면서 15년 동안을 고향에 근무하면서 작은 흔적들을 남기고 정년퇴임을 합니다.
처음부터 퇴임식을 갖지 않기로 하였으며 8월의 마지막 날에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퇴임인사를 하고 교직원들과 점심을 나누고 작별하기로 하였습니다.
도곡중학교와 화순중학교에 근무했던 10년 동안의 제자들이 4,000 여명이 됩니다만 직접 수업을 받지 않았거나 학교전체적인 크고 중요한 업무를 맡아 학급담임을 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는데도 대부분 선생님들이 기피하던 단체활동을 담당하여 일반학생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군이나 도 단위 행사를 주관하는 일이 많아 무척 바쁘게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의 여생을 지역사회의 발전과 후진교육에 기여하고자
* 인터넷신문인 디지탈화순뉴스에 이사로 참여하였고,
* 체험학습장과 다양한 문화공간을 겸한 농원을 구상하고 워밍업을 하고 있으며
* 도곡중학교의 총 동문회와 각 기별 동창회가 더욱 활성화 되도록 주 1회 정도는 도곡중학교 총 동문회사무실에 들려 회원연락처 등 자료를 정리해 주고자 하며
* 화순중학교에서 내가 근무했던 기간에 재학했던 25회 졸업생부터 33회까지의 졸업생동창 회원자료들을 정리해 주어서 고향과 모교를 사랑하는 구심체가 형성되어 지역사회발전과 선후배간의 교량역할이 되도록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컴퓨터와 관련된 자격증은 없어도 e 메일도 있고 홈페이지도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e-mail은 guhw9@hanmail.net 이고, 홈페이지는 http://gujjhouse.finesugar.com입니다.
처음에는 컴퓨터에 접하기가 쑥스러웠지만 지금은 하루에도 몇 번이고 인터넷에 들어가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보고 매우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항상 힘들고 요즈음 같으면 하는 일들이 잘 풀리지 않아 어렵겠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힘 내시고 선생님과도 가끔 연락하여 대화도 나누고 소주도 한잔씩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싶은 제자들이 많지만 다수가 가까이에 없고 서로 바쁘게 살다보니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지만 그래도 나는 많은 제자들을 기억하는 편이며 한참을 보고 있노라면 옛날 모습과 이야기꺼리들이 생각 날 때가 있습니다.
간단한 인사말을 보낸다고 했는데 쓰다보니 이야기가 너무 길었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위하여 열심히 살아가기를 빕니다.
2004년 7월 일
구 혁 우 드림


화순중 재임시 설악산 대청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