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산 큰재에 활짝 핀 옥잠화

지금 만연산 큰재에 오르면 활짝 핀 옥잠화를 볼 수 있다.

옥잠화는 백합목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옥비녀꽃, 백학석이라고도 한다.

관상용으로 많이 심으며 8∼9월에 흰색의 향기나는 꽃을 피운다.

옛날 중국의 석주라는 곳에 피리의 명수가 살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저녁 밝은 달빛을 등지고 피리를 불었는데 흥이 올라 자기의 피리소리에 도취돼 비장의 명곡을 부르고 있었다.

그때 한 선녀가 내려와 ""방금 분 곡이 너무 아름다와 월궁의 공주님이 그 곡을 다시 한번 듣기를 원하니 한번만 더 불러 달라""고 말했다.

그는 기꺼이 그 비곡을 다시 불렀다. 곡이 끝나고 피리 소리가 멎자 선녀는 고맙다고 인사하고 하늘로 올라가려 했다.

그러자 피리의 명수는 오늘의 이 영광을 길이 남겨 둘 수 있도록 기념이 될 수 있는 것을 남겨 달라고 부탁했다.

선녀는 아무말 없이 자기 머리에 꽂았던 옥비녀를 뽑아 그에게 던져 주었다. 그러나 옥비녀는 그의 손을 스치며 땅에 떨어져 아깝게도 깨져버렸다.

그 후 그 자리에 이름 모를 흰 꽃이 피었는데, 그 꽃의 꽃봉오리가 선녀가 던져 주었던 옥비녀와 비슷해 사람들은 선녀가 남겨준 ＇옥비녀의 기념품＇이라 하여 ＇옥잠화＇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명장이 조금만 침착했더라면 선녀의 옥비녀도 받고 월궁의 공주를 위해 연주한 순간을 추억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아쉬움때문에 "침착, 추억, 조용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갖게 된게 아닌가 싶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에 지치면 수만리 큰재에 올라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겨보자.

약수터의 차고 시원한 물도 마시고 활짝 핀 옥잠화도 보다보면 어느새 더위가 멀리 달아난 것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