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 수도 건설의 토론자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행정수도에 대한 공청회가 15일 광주 전남도청 대회의실에서 3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서 윤성식 정부혁신지방 분권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수도권의 인구가 전국인구의 50%에 육박하고 매년 35만 명에서 38만 여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하고 ""신 행정수도의 건설계획은 참여정부의 지방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이루게 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행정수도의 건설에 필요한 재원은 2030년까지 매년 국가 예산의 1%정도가 사업비로 소요돼 큰 부담이 없는 예산집행"" 이라고 설명했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단 신원우 입지환경국장은 주제발표에서 “수도권 집중과 지역간 격차심화에 따른 국가경쟁력 저하로 국가발전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신행정수도 건설로 인구집중, 경제력집중, 권력집중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등 신행정수도 건설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날 박준영 전남지사도 축사에서 ""수도권 과밀문제는 이미 30년 전부터 제기 된 것""이라고 말하고 "" 신행정 수도의 건설은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한 백년대계로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건철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신행정수도와 호남권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수도이전은 충청권 이외 다른 지역 인구 및 자본의 역외 유출로 오히려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낙후지역도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수도 이전에 버금가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조재육(광주전남발전연구원장) 신행정수도건설 추진위원의 사회로 지역학계·시민단체 관계자 7명의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자들은 신행정수도의 이전에 대체적으로 공감하지만 이와 함께 광주·전남지역 발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토로했다.
다음은 이날 토론내용 요약.
△김일태 전남대 교수=신행정 수도 건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행정구역 개편과 연방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지방을 살리려면 광주·전남 지방에 제조업부터 돌아오게 해야 한다.
△김종현 광주·전남시민연대 상임위원장= 참여정부의 개혁방향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국가 비전이라는 큰 그림이 없이 각론에만 매달려 있는 것 같다. 광주·전남의 입장에서는 이전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수도 이전으로 광주·전남의 인구와 자본이 또 다시 신행정 수도권으로 빠져나갈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라.
△노경수 광주대 교수=수도권은 과밀화가 심해 억제돼야 하는데 오히려 규제를 풀고 있다. 수도권 이전으로 광주, 전남에 미치는 역효과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함께 기업도시 등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임용택 여수대 교수= 대선 공약이긴 하지만 입지선정을 충청권으로 한정한 것은 국가균형발전 취지에 맞지 않는다. 전남이나 경남도 포함시켜 검토했어야 했다. 광주·전남이나 강원도를 포함, 광역적 시각에서 교통네트워크 구축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장순천 동아기술공사 전무= 일반적으로 신도시가 형성되면 처음에는 밀어 넣기를 하지만 나중에는 그 도시가 끌어당기는 효과가 나타난다. 광주·전남은 인구유출이 급속도로 늘어나 공동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신행정수도 건설과 동시에 광주·전남 등 낙후지역에 집중투자가 필요하다.
△최영준 광주ＭＢＣ 보도제작국 부장= 호남은 수도이전과 함께 확실한 담보가 없으면 후폭풍이 클 것이다. 영남은 기반시설이 갖춰져 상생할 수도 있지만 전남은 고립과 낙후가 심해 어렵다. 3부 가운데 사법부 정도는 이전해줘야 한다.
△황상규 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신행정수도건설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첫 단추로서, 국가기간망과 연결될 수 있도록 광양항 인입철도 등 지역경제에 영향이 큰 보완책이 논의돼야 한다.
한편 이 공청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반응은 주제발표자 또는 토론자와는 다른 견해도 있었다.
시민 문인홍 씨(57)는 "" 통일을 위한 충청권의 행정수도의 건설은 완벽한 조치는 아니다고 하지만 전국적인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의 대표 안명원 씨(61)는 ""신행정 수도의 건설은 당연하며, 광주·전남 지방의 적은 손해가 있다고 하지만 국가전체의 큰 그림으로서는 지방분권은 물론 전국에서 2시간 소요되는 현재 행정수도로 지정된 곳이 적당해 광주시의 문화수도 발전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