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양면 우봉리라고 하는 마을이 있는데 용암산줄기 작은 산기슭에 자리잡은 오래된 마을로서 속칭 우메기라고도 한다.
우봉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우메기소(沼) 라고 하는 물 깊은 곳이 있는데 여기에 얽힌 전설이 있다.
옛날 용암산 깊은 산속에 산적이 살았는데 마음이 좋지 않은 도적들은 매일 밤이면 각처에서 도둑질한 물건으로 호의호식 하였고 남의 계집까지 납치하여 깊은 산중에서 함께 살았다.
어느날 새벽, 도적질한 물건을 등에 지고 깊은 소(沼) 옆을 지나던 도적은 실수로 그 물속에 빠졌으나 등에 짊어진 무거운 짐 때문에 밖으로 헤어나오지 못하고 수중고혼이 되어버렸다.
그후로 이곳에는 크기가 사람만한 왕메기가 나타나 살게 되었다.
어느 해 여름, 때마침 삼복더위라 송아지 한마리가 어미 소를 따라 시냇가에 왔다가 이곳의 물속에서 시원함을 즐기고 있었다.
이때에 얕은 물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는 송아지를 본 왕메기는 송아지의 뒷 다리를 물고 번개처럼 깊은 물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송아지를 잃은 주인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깊은 물속에서 송아지를 찾아보려 했으나 물속의 메기가 꼬리를 한번 치면 깊은 물이 온통 흙탕물이 되어 물속을 볼 수 가 없었다.
그뒤부터 이곳을 ＜소먹은 메기소＞ 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그뒤 다시 ＜소메기 소＞라 불렀다고 하며 또 다시 ＜우메기소＞＜메기소＞라 불렀는데 이젠 메기소라는 이름만 전한다.
지금도 이곳은 메기가 많아 메기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곳의 메기는 다른곳에서 볼 수 없는 큰 메기가 많이 있고 하얀꽃의 백메기, 황금빛의 황메기, 검정빛의 흑메기, 회색빛의 쥐메기도 있고 종류도 다양하여 쫌메기(속칭 짜게사리) 아가미 밑에 칼날처럼 생긴 예리한 침으로 적을 살상하는 칼메기, 몸통은 황금색으로 흰 수염에 빨간 눈을 지니고 있어서 소간과 닭이나 돼지고기와 같이 먹으면 사람이 죽은다는 큰메기, 등 여러종류의 메기들이 지금도 서식하고 있다.
이중, 왕메기는 중량이 몇백근까지 이르는 것으로 민물고래라고도 말한다.
이십여년전 일인데 이곳 메기소에서 한 낚시꾼이 메기를 낚다가 한아름이나 되는 큰 메기가 꼬리를 치고 치솟는 것을 보고 ＜송아지전설＞이 상기되어 낚시도구를 모두 팽개치고 도망쳤다고 한다.
옛날 송아지를 잡아먹었다고 하는 이 소의 메기는 제어(○魚) 로서 수백근이나 되는 큰 메기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도 비가 갠 뒤에 이못을 찾아가 보면 크고 작은 메기들이 바위 그늘에서 떼를 지어 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