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후산은 승주군과 화순군의 경계를 이룬 산으로 해발 950m의 높은 산이다.
옛날에는 나복산이라고 했다는데 고려말엽이후 부터 모후산(母后山) 이라 하였다.
화순군 내에 있는 산으로서는 가장 높은 산으로 고려 31대 임금 공민왕에 얽힌 전설로 부터 모후산이라 했다 한다.
공민왕은 재위 23년으로 충숙왕의 둘째 아들이었으며, 강릉대군에 책봉되었다.
서기 1362년( 공민왕 21년) 중국에서 홍건적이 쳐들어와 평양성이 함락 되었으며, 다시 반성사유 주원수 등이 십여만명을 몰고 계속 남침하니 수도 개경에 박두하였다.
공민왕은 부득이 남쪽으로 몽진의 길을 떠났다.
남으로 남으로 옮겨 승주군 송광면 이청리, 현 왕대골에 머무르게 되었다고 한다.
때는 바야흐로 늦가을이 되어 쌀쌀한 구추상풍에 이길 저길로 찾아 내려 가다 보니 심산유곡 왕대골까지 발걸음이 옮겨진 것이었다.
순천과 동복고을의 관속들은 상감을 모시는데 모든 정성을 다하여 받들지 않으면 안되었다.
동복 고을에서도 각양각색의 음식을 만들어 조석으로 모셨는데 상감은 순천고을 음식에 칭찬을 많이 하였다고 하는데 그중 동복에서 올렸던 꿀과 천어를 제일로 쳤다.
인삼을 복용하고 개성삼보다 효과가 더 있다고 하여 지극히 애용하였다.
매일 아침 조반 후에는 산에 올라 왕자대 위에 서서 북향배례하고 조신들의 위안을 받고 놀다 석양에는 처소에 들어 피란하였다.
이렇게 거의 사십여일을 머물러 있었으나 산이 높은 탓으로 눈이 많이 내렸고 풍설이 험악하여 부득이 편안한 다른 곳을 정하여 옮기게 되었다.
음력 섣달 초생달이 눈위에 쌀쌀한데 수십필의 말이 발굽 소리를 죽여가며 조심스럽게 다시 옮겼던 곳이 복주(지금의 안동)였다.
이곳 복주에서도 항상 동복의 꿀과 인삼 그리고 천어를 찾아 이곳까지 진상했다.
그 뒤 난이 평정되어 환궁한 후에도 동복의 꿀과 천어와 인삼을 찾았으므로 개경까지 진상품으로 올렸다.
그 후에도 계속 진상이 그치지 않아 이조말엽까지 복삼, 복청, 복어라 하여 조정에 진상하는 것은 동복현감의 머리 무거운 연례행사였다고 한다.
그때 공민왕께서 복주로 옮겨 떠나시면서 산의 이름을 물었다.
「 이 산이 무슨 산이냐?」
「 예, 라복산(蘿○山) 이라 합니다.」
공민왕께서 다시 한번 뒤돌아 보았다.
「 덕여모후(德如母后) 로다.」
은덕이 어머님과 같다는 뜻이었다.
그 뒤부터 모후가 유래하여 라복산 혹은 나부산이 모후산으로 변하였다는 것이다.
지금도 왕대란 마을에는 왕이 계셨다고 하는 말이 전하고 모후산 상봉 아래는 왕자대가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도 모후산으로 나와 있는 걸 보면 임란 이후 부터 모후산이라 했다는 것은 와전인듯 하다.
동복읍지에도 이에 관한 약간의 기록이 엿보인다.
지금도 송림은 울창한데 왕자대의 바위만 홀로 남아 천년의 역사를 말해 준다.
＜※註. 일설에 의하면 공민왕께서 동복의 나복산에서 복주로 가셨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하는 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