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고인돌 축제가 어제 오후 1시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길놀이와 소망달기로 시작된 축제는 어제 화순문화학교의 예술단 공연, 고인돌 축조 재현, 전통 민속 솟대세우기 재현, 당산제 재현 등이 있었고 오후7시에 개막식과 군민의 상 시상식이 열린 다음 M B C TV의 군민 노래자랑이 있었다.
개막식은 고정관념의 틀을 파격적으로 넘어서 특별하게 진행돼 참석자들에게 신선감을 주었다. 노래와 춤이 진행되는 사이에 군수 권한대행의 고천문 낭독과 군 의회 의장의 발원문 낭독이 이어졌다.
고천문을 낭독하는 군수 권한대행은 선사시대(청동기 시대)의 제사장 복장을 하고 무대에 등장했다. 의장도 마찬가지 였다.
경주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선사시대 제사장 복장을 목포대 전고필 교수가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다.
군수대행의 딱딱한 개회사 대신에 고천문이 낭독됐고 군 의장의 축사 대신에 발원문이 낭독되기도 했다.
개막식이 거행되는 시간에는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슬비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모이지는 못한 듯 300여명만 참석했다.
축제현장의 주무대는 접근성이 큰 과제로 등장했다.
비좁은 도로 때문에 차량 통행이 금지됐고 서틀버스가 운행되기는 했지만 그것도 도곡 방면에서만 있었다. 춘양면 방면에서 주무대까지 가려면 2.5km를 걸어야 했다.
그 사이에도 힘 있는 사람(?)의 승용차가 통행하는 모습은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다음은 고천문 전문이다.
고 천 문
갑신년 무진월 스무이튿날
하늘에 계신 천신님
땅을 주재하시는 지신님,
우주삼라만상의 운행과 순리를 통제하시고 주관하시는 신령님,
태초에 하늘과 땅이 열리고
그곳에 사람과 산천초목 그리고 무릇 살아 움직이는 것이 있었으니
생명의 영묘함과 우주의 진리가 살아움직이던 바로 이 곳
선인들이 누워있는 이 곳, 시간의 경계에서
멀고먼 역사를 거슬러 시간의 문을 열고자 합니다.
2천년 시간의 문을 지나
머나먼 길 달려오신 님들을 맞이하고자 하오니
부디 강림하시어 돌보아 주소서.
흙먼지 쌓인 기억의 뒤편으로 사라졌던
님들을 영접하고자 하오니 이 땅에 내리셔서
함께 흠향하시고 축수해 주옵소서.
태고의 신비를 열고 문명을 만드셨던
고인돌의 주인들이시여
그대들 오실적엔
대잎에 걸린 바람으로 오시니까
우리들 가슴속 신명으로 오시니까
이왕지사 오시거든
고단하고 힘든 우리네 삶에
가슴벅찬 희망으로 내리소서.
이왕지사 오셨거든
메마른 대지에
생명의 에너지 가득안고 내리소서
잠든 대지를 일깨우고
생명의 소리로 일렁이며
시간을 열고 역사를 넘어
죽은 자와 산 자가 만나
신명천지 밝은 세상
대동의 자리 만들어 주옵소서.
소찬일지언정 태산같이 받으시길
오늘 오신 모든 분들 정성모아 뜻모아
축원축수 발원하나이다.
갑신년 무진월 스무이튿날
화순고인돌축제추진위원회 위원장 염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