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가 백제를 서기 660년경에 멸망시키고 이어 668년에 다시 고구려를 멸망시키어 통일신라시대를 이룩하였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지방행정의 조직편성과 군사조직의 정비에 역점을 두었다. 통일신라의 지방행정조직의 재편은 당의 세력을 구축한 677년(문무왕 17)경부터 686년(신문왕 6)에 걸쳐 완성되었는데 9주 5소경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신라는 전국을 9주로 나누고 각 주 밑에 군을 두고 그 밑에 현을 두었다. 주에는 도독이라 불리우는 지방관 1명, 주조(주보) 1명, 장사(사마) 1명이 속관으로 파견되었다. 그리고 각군에는 태수가 임명되었으며 각 현에는 소수(제수) 현령이 임명되었다.
통일신라시대의 화순을 관할한 주는 백제의 5방중의11 하나인 남방의 구지하성이 있는 곳인 무진주로 지금의 광주지방이다. 757년(경덕왕 16) 에는 전국의 지명명칭이 모두 한식으로 개명되었는데 이 때 무진주의 명칭이 무주로 바꾸어졌다. 무주를 주치소로 하여 15군 44현이 편성되었다.
화순과 관련이 있는 군은 백제시대의 욕내군을 곡성군으로 하여 두부지현(동복) 을 예속시키고 경덕왕 이후에는 동복현이라 하였고 백제시대의 이능부리군인 제주를 능성군이라 하여 잉리아현인 화순을 예속시키고 경덕왕 이후에는 여미현이라고 하였다.
지방행정구획에 있어 주,군, 현을 제외하고 그 밑에 촌이라고 하는 최하의 지방행정구획이 있었다. 촌은 대개 10호 가량의 혈연관련의 집단이 거주하는 자연촌락을 기준으로 하는 편성이었다. 이 촌은 몇개의 촌을 관할하는 촌주를 통하여 집단적으로 국가의 지배를 받았는데 이 목적을 위하여 장적이 작성되었다. 그리고 또 향, 소, 부곡이라 불리우는 특수 조직이 있었다. 향, 소, 부곡은 전쟁포로 모역죄인의 유족 또는 반란이 거듭 발생한 향읍 그리고 특수생산노예의 집단 거주등으로 발생한 것인데 화순에도 와촌소(북면 와촌리)와 품평소(이양면 품평리)가 있었다. 소는 지방의 귀족이나 향이에 의해서 다스려 졌거나 소민의 자치제에 의해 운영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소는 고려때에 소, 처 장으로 개명되어 존속하다가 조선조 초기에 가서 군, 현에 흡수 소멸되었다.
통일신라시대의 지방행정조직의 특징을 알수 있는 기록은 없고 지금 남아 있는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 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양면 증리에 있는 쌍봉사의 철감선사탑과 철감선사탑비가 있어 당시의 불교 미술을 살펴 볼수 있다.
철감선사탑은 868년(경문왕 8)경에 건립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부도는 뛰어난 조형미와 정밀한 조각의 장엄미를 갖춘 높이 2.3m 인 국보 제57호이며 통일신라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선사묘탑이다. 이 부도는 868년(경문왕 8)에 입적한 철감선사 도윤(798~868)의 묘탑이며 철감선사는 경문왕이 내린 시호이고 탑호를 징소라 내렸다.
이 묘탑의 구조는 평면도가 팔각형인 팔각원당식의 전형적인 석조부도 형식으로 기단과 대좌 탑신(감실) 상륜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륜부는 현존하지 않는다. 삼중의 팔각형 기반석위에 놓인 대좌는 이중으로 그 아래에 유운문과 와운문, 용문들이 뒤엉켜 용틀임하는 형상이 그 위로 나무와 사자가 다양한 표정으로 각면에 부조되어 있다. 중간대석에는 나무와 서조들이 조각되고 그 위에 앙연좌 받침을 올렸다. 그 상부의 감실부는 향탁자 형태의 받침이 있고 탑신과 옥개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팔각향탁자 받침에는 상상의 서조인 가능빈가를 각면 풍혈속에 배치하였고 탑신에는 문선과 사천왕 비천공양상을 얕은 부조로 조각해 넣었다. 그 위에 올린 옥개석은 골기와에 내림마루 막새기와를 장식하였고 그 밑면에는 겹처마와 공포 그리고 각 사이면에는 향로와 보상화 비천을 조각해 넣었다. 특히 감실부의 옥개석과 탑신에 조각된 기와지붕 배흘림 기둥 겹처마 주두장식과 공포 형태는 다른 부도에서 보다 완벽한 목조건물이 재현한 것으로 통일신라시대의 건축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철감선사탑비는 귀부 높이 1.4m 이고 보물 170호이고 현존 비명석은 없어지고 귀부와 리수부분만이 남아 있는데 탑과 함께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의 석비양식을 보여 주고 있다. 한쪽 발을 들어 올린 자세의 귀부는 정면을 향하고 있으며 입에 여의주를 물고 있다. 등은 이중의 귀갑문이 선각되고 비신받침에는 복련과 유운문이 장식되었다.
리수는 좌우 이중의 귀갑문이 선각되고 비신 받침에는 복련과 유운문이 장식되었다. 리수는 좌우상부에 세마리의 용과 유운문으로 장식하였고 정상에 세개의 화염보주를 세웠는데 좌측의 것이 파손되었다. 그리고 정면 중앙에 "" 쌍봉산고철감선사비명"" 이라고 예서체로 새겼다.
이 비의 귀부와 리수는 날카로운 발톱 등 세부조각이 뛰어나고 힘찬 와권 유운문 장식등 탑의 조각에 손색이 없으며 통일신라 9세기의 석비중에서 손꼽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