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부에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사회가 성립된 것을 문헌을 통해 보면 위지동이전에 기록되어 있다. 삼한사회가 성립하게 된 것은 고조선의 원시씨족사회가 부족사회로 전환되면서 변화로 인하여 발생한 유이민 집단의 일부가 육로나 해로를 통해서 반도의 남과 동으로 이동 정착함에 따라 성립된 것이 아닌가 한다.
철기문화를 기반으로 한 이들 유이민집단은 이미 선착하고 있던 토착세력인 진국의 사회집단과 결합하여 반도남부에 소왕국을 형성하게 되었는데 이들이 곧 삼한이라 부르는 제부족국가이다.
그러나 고구려, 신라, 백제 이전의 한반도 중남부에 있었던 삼한이 어떻게 성립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 없다. 삼한이 성립된 본격적인 기록은 다음의 위지 동이전 한조전에서 비롯되고 있다.
「한은 대방의 남쪽에 있다. 동서는 바다이고 남은 왜와 접하였다. 지방이 4천리나 된다. 3종이 있는데 첫째 마한, 둘째 진한, 셋째 변한이다. 진한은 옛날의 진국이다」
〈한재대방지남 동서이해위한 남여왜접 방가사천리 유삼종 일왈마한이왈진한삼왈변한 진한자고지진국야〉
진국이라는 것은 진한의 전신이라기 보다 한이라 통칭된 한반도 중남부를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되며 진국으로 표현되는 한의 전신이 유이민집단에 의해 삼한사회로 이동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진국은 토착적인 지석묘 내지 무문토기문화또는 초기세형동검의 단계에서 후기청동기문화 또는 초기 철기문화로 이행되면서 삼한은 형성되었을 것이다.
진한과 마한의 위치는 위지나 후한서에서 모두 마한은 서쪽, 진한은 동쪽에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진단학회의 한국사에는 마한은 한반도 남부, 서반부에 진한은 동북에 위치하였다고 하여 진한을 한강유역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진.마 양한은 웅천(지금의 안성천)을 경계로 하여 그 이남과 이북에 위치하였다고 보고 마한제국은 지금의 충청도, 전라도에 분포하였고 진한제국은 지금의 경기도와 강원도일부까지 산재하고 있었다고 하고 있다.
마한은 진국의 주도세력으로서 목지국(진국)을 맹주로 하고 성장해 오다가 철기문화와 같이 들어온 제2차 청동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마을 공동체에서 부족연맹체를 성립시켜 나갔다. 그러나 진한과 마한이 그 세력권에서 벗어나 그들대로 독립된 위치에 서게 되는 3세기 전반에는 진왕(목지국)의 세력이 약화되고 위례의 백제부족이 새로운 지배자로 등장하여 마한 여러 부족사회를 결속하면서 강력한 부족연맹체로 성장해 나갔다.
진단학회의 한국사를 보면 진한, 마한 부족국군의 위치비정표에 의하면 전남지방에 관계되는 국으로 벽비리국, 구사오단국, 부미지국, 구해국 등 사국이 있다. 이 사국중구해국은 지금의 강진지역이고 부미지국은 지금의 나주지역이고 구사오단국은 지금의 장성군 진원면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비정되고 있는데 벽비리국에 대해서는 전북의 김제나 보성군 복내면 일대인 듯 하다 하고 그 비고란에서 백제의 벽골군(지금의 김제)이 아니면 동시대의 파부리현인 지금의 보성군 복내면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하였다.
조선상고사의 저자 신채호는 "" 낙랑 25국과 남삼한 70여국""에서 벽비리는 파부리로 지금의 동복이라고 밝히고 있다.
당시의 동복은 보성군 복내와 섬진강 상류문화권을 형성하여 무수한 지석묘군과 남면 절산리에서 출토된 세형동검편 등 금석병용시대의 우수하고 강력한 부족세력이 활약하던 지연공동체의 무대였던만큼 벽비리국의 주인공들이 섬진강의 상류인 동복천의 유역인 구능지대에서 그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을 것이다.
화순능주의 마한시대의 위치 비정표를 볼때 조선상고사(신채호저)에 ""마한의 비리와 백제의 부리를 참조하면 마한의 벽비리는 백제의 파부리요 여래비리는 이능부리, 모노비리는 모양부리, 감해비리는 고막부리, 초산도비리는 미동부리""라고 한 다음 마한 54국의 위치에 관해서 ""비리의 여러나라는 삼국사기 백제본기의 부여와 백제지리지의 부리이니 비리는 부여 지금의 부여이고 감해비리는 고막부리는 지금의 공주요 벽비리는 파부리 지금의 동복이요 여래비리는 이능부리 지금의 능주라 했다.
또 천관우의 마한소국의 위치 비정을 보면 막려는 지금의 영광이고 고납 은 지금의 장성이고 여래비리는 지금의 화순 능주이고 초산도비리는 지금의 진도군 군내이고 일난은 지금의 영암이고 구해는 지금의 해남군 마산이고 불운은 지금의 보성군 복내이고 부사청사는 지금의 승주군 낙안이고 건마는 지금의 장흥이고 초리는 지금의 고흥군 남양이라고 비정되어 있다.
영산강의 상류인 지석천과 화순천의 지천인 벌고천의 유역인 이십곡리의 지석묘군과 대리 주암마을의 지석묘군과 지석천의 유역인 대곡리의 지석묘군과 청동기유물의 출토와 도암의 천태리의 유물산포지 등을 보면 화순과 능주가 여래비리국 대부족세력의 활동무대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곡리 출토유물을 보면 실생활에 사용하던 도구와 아울러 팔주령 쌍두령과 같이 무구에 사용하던 도구일습이라 생각하는 것이 출토되었는데 이 때의 사회는 찰정일치의 사회로 토착적인 신앙이 있었을 것이다.
마한시대의 문화는 청동기후기(초기철기) 에서 철기시대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고대국가로서의 성립은 서기 4세기초인데 삼한시대는 그 이전단계에 속하고 있고 이 시대의 문화적 내용에 있어서는 청동기 지석묘가 거의 소멸하는 반면 철생산이 성행 도작의 발전등 본격적인 철제 농구와 공구로 생산력을 급증시키고 농경술의 발전으로 인구 증가와 주거지의 확대를 촉진하게 되었다.
마한시대의 유적에서는 방추차, 유리왕, 극소수의 석기류가 출토되기도 하며 이들이 사용한 묘제는 초기에는 석관묘, 지석묘등 재래의 것도 쓰면서 한편으로는 소형수혈식 석곽묘를 만들어 사용하였던 것 같으며 지역에 따라 토광묘나 옹관묘도 사용하고 있었다. 이 시대의 철제품은 철부, 철착, 철도자, 철겸, 철검, 철모, 철족, 철제마구 등이 있었다.
마한시대의 사회가 청동기시대보다 크게 다르게 발전된 것은 채집생활에서 농업이 바탕이 된 생산생활의 단계로 변천되었다는 점이다. 청동기시대부터 차츰 보편화된 농경과 목축은 철기문화에 이르러 농업생산력의 증대를 가져오게 되었고 기본적으로 농경에 의한 생산력에 의존한 사회였다. 재배곡종은 대체로 마서(속), 직, 맥, 두 등 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