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통해 만나 결혼에 골인한 강창진 김영숙 커플, 동호회회원들은 두 사람에게 셔틀콕을 뿌리며 결혼을 축하했다.

한 쌍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결혼식 하객들이 18일 오전 배드민턴 화순중앙클럽회원들이 운동하는 화순읍 성우관을 찾았다.

이날의 주인공은 강창진(35세) 김영숙(39세) 커플, 두 사람 모두 화순중앙클럽 회원이다.

평상시 같으면 셔틀콕이 왔다갔다하면서 배드민턴을 즐기는 회원들의 열기로 가득할 성우관이 이날 만큼은 온갖 풍선과 장식들로 가득한 결혼식장이 됐다.

체육관 한 쪽에 마련된 신부대기실은 하객들의 기념촬영장이 됐다.

성우관이 체육관이다 보니 신부대기실도 체육관 한켠에 마련되고 폐백도 2층 선수들 숙소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함께 운동하던 동호인들과 가족, 지인들로 가득 찬 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신랑신부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신부 김영숙씨는 신부로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식장에서 식을 올리고 싶지 않았냐는 물음에 “시간에 쫓겨하는 결혼식장에서 식을 올리는 것보다는 둘을 맺어줬고 만남의 공간이 됐던 곳에서 동호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유있고 차분하게 결혼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성우관에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부님, 부케도 셔틀콕을 던지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강창진 김영숙 커플은 3년전 배드민턴을 시작하면서 화순중앙클럽에서 처음 만났다. 배드민턴을 같이 치며 라켓에 셔틀콕을 맞추다가 서로의 마음까지 맞추면서 결혼으로 이어졌다.

두 사람 화순읍이 집이지만 서로를 모르다가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서로를 알게 됐고 동호회 활동을 시작한지는 3년여 됐지만 본격적으로 사귄지는 1년이 조금 넘었다고.

신랑 강창진씨는 “동호회를 통해 신부를 처음 알게 돼 자기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씀씀이에 반했다”며 “동호회를 통해 만난만큼 결혼 후에도 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겠다”고 한다. 중앙클럽이 두 사람을 맺어준 중매쟁이와 다를 바 없다며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걸게 한턱내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신랑 신부를 맺어준 배드민턴 화순중앙클럽 회원들과 함께.

동호회를 통해 만나서인지 두 사람의 데이트는 주로 성우관이 됐다. 다른 곳에서 만날 때도 단 둘이 만나기보다는 동호회 회원 등과 여럿이 어울려 만났다고. 그러다보니 매일 같이 운동을 하던 회원들도 두 사람의 사이를 전혀 몰랐다고 한다.

조준성 화순중앙클럽회장은 “두 사람이 자주 함께 배드민턴을 즐기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올해 초 두 사람이 결혼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같은 배드민턴동호회에서 만나 결혼까지 이어진 것은 화순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고 특히 중앙클럽에서 이런 좋은 일이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회원들도 셔틀콕을 주고받으며 호흡을 맞췄던 것처럼 중앙클럽에서 맺어진 첫 커플로서 마음을 맞춰가며 잘 살았으면 좋겠다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

평상시에는 경기를 지켜보던 관람석이 이날은 결혼식을 지켜보는 하객들 차지가 됐다.